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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사랑이 도대체 뭐 길래 - 이희숙

by 시인촌 2007. 2. 14.

발렌타인데이(2월 14일)가 상업적인 차원에서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하고 있다며 
발렌타인데이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해마다 발렌타인데이를 기다리는 수많은 연인들은 
잠자고 있던 의식의 절반이 봇물 터지듯 
한꺼번에 쏟아지는 경험을 하곤 한다. 
사랑이 도대체 뭐 길래 나이를 불문하고 사랑이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쿵쾅거리고 잠자고 있던 의식을 깨우는가 말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사랑, 그 폭의 넓음과 깊이에 대해 
살면 살수록 여전히 감동할 것이 많다는 걸 인정하는 한
우리 모두는 어쩌면 사랑에 관한 한 
매순간 처음 시작하는 초보자일지도 모른다는,
그렇기 때문에 누구 할 것 없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은 
매순간 영혼과 영혼의 따뜻한 교감을 원하는 건지도... 

발렌타인데이인 오늘, 사랑에 빠진 젊은이들에게  
달콤한 키스보다 초콜릿보다 어여쁜 꽃송이보다 멋진 선물보다 
영혼과 영혼의 따뜻한 교감으로 피어나는 사랑한다는 한마디의 말과 
말이 없어도 서로를 느낄 수 있는 시선에 
더 집중하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프리드리히 빌헬름 니체의《니체의 숲으로 가다》중에서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도수가 약간 높은 안경을 미리 써두는 편이 좋다. 
만약 20년 후의 그를 사랑할 자신이 있는 여성이라면, 
아마도 일생을 평온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아도 
남녀 구분 없이 스치며 이 글을 읽어 내리는 이들에게 
곰곰이 생각해보는 여유를 가져보라고 이야기 하고싶다.
지금 막 달콤한 키스를 한 연인과
달콤한 키스는 아니어도 사랑한다는 말 주고받은 사람과  
진정 20년 아니 30년 후에도 사랑할 자신이 있는지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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