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12살 많은 띠 동갑인 그녀를 볼 때마다
여자나이를 알 수 없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나곤 했었다.
그만큼 그녀는 외모도 나이보다 훨씬 더 젊게 보일뿐 아니라
생각도 열려있고 행동도 젊다.
그녀와 대화를 하다보면 그녀의 나이를 잊어버릴 만큼
그녀의 젊은 사고에 또 한번 놀라곤 한다.
그런 그녀가 며칠 전
"희숙씨는 어디 가서도 사십대라고 말하지 마요.
삼십대 중반이라고 해도 충분히 믿을 테니까,
예쁜 나이니까 멋지게 살아요......"
그렇게 말하는 그녀가 참 고와 보였다.
사십대 여성에게 여전히 예쁜 나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여자,
그녀를 보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그녀에게선
사람을 배려할 줄 아는 마음과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는 매너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온다.
그래서 그녀를 만나면 언제나 즐겁다.
내 나이 서른 즈음만 해도 나이 듦의 아름다움을 알지 못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관계가 인생에 있어서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가슴 깊이 새기지 못했다.
하지만 내 나이 마흔을 넘고 보니
나이에서 오는 여유와 깊이를 조금은 알 것 같다.
사람과 사람사이에서 오는 친밀감이 얼마나 소중한가에 대해서도 알 것 같다.
어떤 이유에서든 한번이라도 눈을 마주친 이와
말을 나눈 사람과는 적을 만들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