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다정한 사람에게서
낯선 얼굴을 느껴 본 적 있는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는 그대는
진정 아픔을 아는 사람이다
어느 날 문득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비수처럼 와 안기는 바람의 말을 들은 적 있는가
글썽이는 눈물 머금고 허공만 바라보는 그대는
진정 사랑을 아는 사람이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뿌린 말의 씨앗이 정처 없이 흐르다
다른 빛깔과 무게로 되돌아와
그대 영혼을 송두리째 삼켜버린 기억이 있는가
말 대신 명치끝을 움켜잡는 그대는
진정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다
2001년 07월 01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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