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트 작가에 대해 아들과 이야기 나누던 도중
신랑이 툭 던지는 한마디
“희야는 유명한 작가는 될 수 없을 것 같아...”
묘한 기분 위로
친구는 너무 행복해서 작가로서 유명해지긴 어렵겠다던
일산 사는 친구의 웃는 모습이 보인다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 밑바닥까지 가 봐야 하는데
행복한 게 나의 단점이자
경험 없음이 내 글의 한계라고 했었던 사람은 또 있었다
우정 어린 충고를 들을 때마다
유명한 시인이나 작가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불우한 환경이나 경험이라면
얼마든지 사양하겠다며 눈을 반짝였다
감춰진 나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즐거운데
이 이상 더 필요한 것이 있어야 하는지
되레 묻곤 했지만
오늘은 눈을 반짝 일수도
그 어떤 물음도 할 수 없었다
남편 앞에서 나는 시인도 작가도 아닌
아내이자 아이들의 엄마로서 존재할 때
가장 어여쁜 이름이 된다는 걸 알고 있기에......
'깊고 낮은 읊조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서른셋) - 이희숙 (0) | 2011.07.18 |
---|---|
가끔은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두는 것도 괜찮아. (0) | 2011.06.08 |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서른하나) - 이희숙 (0) | 2011.02.14 |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서른) - 이희숙 (0) | 2011.01.30 |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스물아홉) - 이희숙 (0) | 201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