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삼월 꽃바람난 마담도 없는데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정살롱인지 묻지를 마라
계절 따라 날씨 따라 틀어주는 음악도 없고
취향 따라 기분 따라 마시고 싶은 커피도 없지만
괜스레 입이 궁금하거나 심심한 날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고로케가 맛있는 정살롱으로 가자
떡하니 뽐내는 간판도 없는데
어째서 내비게이션은 척 데려다 주는지 묻지 말고
느닷없이 왈칵 사랑이 그리운 날에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사람처럼
정살롱이 문을 닫는 오후 3시 전에
사푼사푼 꽃바람 일으키며 가자
2013년 03월 - 喜也 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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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 대구시 남구 대명동 경북예고 근처에 맛있는 고로케 파는 가게가 있는데 간판이 없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그곳을 사람들은 정살롱이라고 부른다. 똑똑한 내비게이션 덕분에 찾아간 정살롱의 고로케 나오는 시간은 오전 11시나 12시지만 언제든 재료가 다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문 닫는 시각이 정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보통 오후 3시쯤이라고 하는, 고로케가 맛있는 정살롱을 다녀온 후 나른한 봄날 같은 시시한 詩를 쓰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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