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다는 기별은 진작 받았지만
멀리 떠난 당신이 하마 올까 하여
마중할 채비를 서두르지 않았는데
약속을 목숨처럼 귀히 여기는 당신은
걸음걸음 소문내고 오네요
먼 길 돌아오는 동안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한다 해도
미워하거나 토라질 내가 아닌데
어쩌자고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달려와 나를 울리는지요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랑이라서
당신 가슴팍에 안겨 지낸 며칠은 철없이 좋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카리스마에 주눅 든 내 사랑은
점점 말을 잃고 그대는 아니 온 듯 떠났지만
당신이 왔다 간 흔적 고스란히 상처로 남았습니다
* 하마 '벌써'의 방언
2013년 07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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