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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셋)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1. 27.

무심결에 침대에 걸터앉아 창 밖을 내다보았다. 산수유나무 가지 끝에 앉아 있던 새 한 마리가 빨갛게 익어 가는 열매를 부리로 쪼아대는 모습이 평화롭다 못해 외로워 보인다. 외로워 보이는 건 지금 이 순간 보이는 풍경이 아니라 풍경 속에 온전히 동화되지 못하고 서성대는 내 마음의 표식이다. 정원 여기 저기 흩어져 내려앉은 낙엽에 새삼 눈길이 머문다. 내 마음 어느 새 선홍색 피 빛을 닮은 빨간 단풍나무 아래 서 있다. 가까운 듯 먼... 먼 듯 가까운... 어떤 그리움 속에 갇혀 버린 순간. 2003년 11월 29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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