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그리움 - 원성스님
‘보고 싶다’
진실로 그렇게 마음 깊이
가슴 싸 하게 느껴 본 적 있으신지요.
아마 없으시겠지요.
앞으로도 없으시겠지요.
하늘을 보고 허공을 보다가
누군가가 보고 싶어
그냥 굵은 눈물 방울이 땅바닥으로
뚝, 뚝 떨어져 본 적이 있으신지요.
없으시겠지요.
없으실거예요.
언제까지나 없으시길 바래요.
그건 너무나, 너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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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신정 연휴에 동해안을 여행하면서 경북 포항 내연산자락에 있는 보경사를 들른 적이 있었다. 그 곳에서 원성스님의 시집을 짝꿍에게 선물 받았다. 나는 여행도중 시집이나 수필집 혹은 특별히 기념 될만한 작은 액자를 종종 사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다고 억지로 사는 일은 없다. 산사 뜰 한편에 서서 펼쳐 본 책 속에는 말할 수 없는 알싸한 아픔이 너울대고 있었다. 살면서 누구라도 그리움을 비켜 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움의 형태나 무게가 사람마다 다를 뿐, 나는 왜 그리움이라는 단어만 접하면 말문이 막히고 목이 메는지 모르겠다. 문득 어떤 이의 말이 한 송이 들꽃처럼 내 가슴에 와 안긴다. "춥다"라고... 춥다는 말을 달리 표현하면 외롭다는 말이고 외롭다는 말은 누군가가 그립거나 새로운 만남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다.
그리움에도 많은 종류가 있다. 그리움이란 감정을 종류라고 표현하는 것부터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그리움의 실체를 살짝 들추면 수많은 소리와 빛깔과 향기와도 만날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어느 봄날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도 그리움이고 대학시험을 치고 난 그해 겨울, 내 운명은 수녀가 되어 그늘지고 아픈 이들을 위해 살아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에 무작정 아는 수녀님이 계신 당진으로 떠났던 , 그곳에서 며칠 머무는 동안 느꼈던 여러 빛깔의 마음도 그리움이었고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미안한 마음 역시 그리움이었다. 오늘 나는 그 어떤 그리움도 세월 속에 녹아든 사람사이의 진한 이야기가 있음을 알기에 특별히 그리움은 이것이다.라고 정의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그리움이란 말이 사람들 마음에 좀 더 따스하고 환한 추억으로 자리 잡기를 바랄 뿐이다.
2001년 05월 22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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