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간이역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 이희숙

by 시인촌 2004. 4. 29.
                  
사랑아,
혼마저 송두리째 주고 싶었던 
지난날 붉은 내 사랑아 
우리의 정신이 때때로
밀어로 가득 찬 봄날의 속삭임에 
길을 잃을 지라도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의 교차로에서 서성이지 말자 
흩어진 날들에 대한 보고서는 
꿈결에서조차 쓰지 말자
더 이상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그 무엇도 그리워하지 말자
돌아가는 이정표만 서있을 뿐
사랑의 정류장은 오간데 없는 지금 
 
2003년 5월 3일 - 喜也 李姬淑 

'시가 있는 간이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삶 Ⅰ - 이희숙  (0) 2004.05.02
아름다웠노라 이야기하자 - 이희숙  (0) 2004.04.30
그리메 - 이희숙  (0) 2004.04.27
아라리(가슴앓이) - 이희숙  (0) 2004.04.20
매순간 그대의 이름으로  (0) 200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