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 넘치는 끼 혹은 열정을 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늘 나는 목마름을 경험했다. 그 목마름이란 그 누가 아닌 나 스스로 만든 것이지만 일정한 리듬을 타듯 비슷한 풍경을 그리듯 그렇게 써오던 글이 어느 순간 나를 무료하게 했다. 한마디로 시시했다. 생각은 저만치 앞서가는데 글로 표현하는데 있어서 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오류를 범했다. 쉼표를 찍어야 할 순간에 마침표를 덜컥 찍어버린 것처럼... 그렇게 나는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대로의 모습을 온전히 드러내지 못한 채 적당히 긴장하고 적당히 노출하는 정도의 쉬운 길을 걸어왔다. 매순간은 아니어도 아주 가끔 내 안에 숨겨진 돌연변이가 거침없이 영토를 확장하기 전에 오래도록 길들여진 내 안의 관습에서 벗어나고픈 갈등 이상의 욕망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가끔 뜻밖의 잠수를 꿈꾼다. 2004년 06월 25일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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