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22 바로 나였으면 - 이희숙 가슴에서 부는 바람을 따라 무작정 걷다보니 어느 순간 당신이 옆에 있었어요 정말 우연이었어요 당신을 바라 본 게 아니, 아닌가 봐요 당신과 나의 정해진 운명이 서로를 마주 바라보게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아마 그럴 거예요 틀림없어요 그렇지 않고서야 당신 가슴이 주최가 되어 마련한 사랑의 행.. 2004. 2. 11.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 이희숙 아주 오래 전 마광수 교수의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라는 수필집을 읽은 적이 있다. 수많은 젊은 여성들이 그 책을 읽고 검정 메니큐어를 바르고 마치 야한 여자에 속한 특별한 여성이라도 된 듯 착각에 빠져 한동안 화장품가게만 불티나게 장사가 되었다는 우스운 소리가 입에서 입으로.. 2004. 2. 10.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 이희숙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사는가? 아니,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2003년 계미년(癸未年), 불혹이라는 내 나이 앞에서 지금 나는 과연 흔들림 없는 삶을 제대로 살고 있다고 거리낌 없이 말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은 적어도 그 누군가처럼 그냥 태어났으니 살아야하는 것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가.. 2004. 2. 10. 서둘러 봄 맞을 채비를 하고 싶은 날 - 이희숙 4년 전, 삼천 원 주고 산 시크라멘이 해마다 이맘때면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처음엔 하얀색이던 꽃망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분홍색을 띄고 땅을 향해 고개를 숙이고 있지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변신을 합니다. 고개 숙인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하늘 향해 당당히 꽃피우는 빨강... 꽃잎 속에서 우.. 2004. 2. 10. 인연(因 緣) - 이희숙 불혹(不惑)의 나이를 넘긴 지금에도 인연이라는 말을 들을 때면 어릴 적 무지개를 볼 때 느낌처럼 내 가슴은 하염없이 뛰거나 혹은 발끝에서부터 머리끝까지 뻗쳐오는 서늘한 기운으로 인해 불현듯 목이 메이고 콧날이 시큰거리는 묘한 감정에 종종 사로잡힌다. 매번 이렇게 경계짓듯 심리상태가 뚜.. 2004. 2. 9. 읊조림(일곱) - 이희숙 어둔 밤 꽃 등 터지듯 열린 혈관 사이로 소리 없이 다가오는... 어찌할 바 모르는 순간에 잡힐 듯 보일 듯 내 안으로 걸어오는... 부질없는 욕심 돌아서 체념하기도 전 허물 벗듯 다시 채워지는... 할 수만 있다면 어둔 밤 올올이 뿌리내린 절망을 삼켜 활화산 같은 붉은 미소 폭포처럼 쏟아내고 싶다 2003.. 2004. 2. 8. 이전 1 ··· 96 97 98 99 100 101 102 ··· 10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