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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든다는 의미 - 희야 이희숙 울 엄마한테 옷은입고 벗는다는 행위 그 이상의 삶또 하나의 집이다고단했던 하루를 옷의 온기로 어루만져주고바람든 뼈마디 달래주는 비밀스러운 아지트 추분이 지나면 마디마디 바람 든다며겹꽃처럼 껴입어야 산다던 당신벗을 때마다 허물 벗듯 떨어지는 삶의 무게작은 체구에 어찌 다 감당했을까 뼈에 바람이 든다는 의미를예전에는 몰랐네, 정말 몰랐네!바람이 든다는 말은 시리다는 말이고시리다는 말은 아프다는 말임을아프다는 말은 외롭다는 신호인 동시에따뜻한 위로가 필요하다는 말 줄임표임을  2021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21.
코로나 19 두 번 다시는 만나지 말자 - 희야 이희숙 하루만 더한 달만 더참자 참아보자금방 지나갈 소나기를 만난 것처럼 조금만 더다시금 더 힘을 내 기다려보자머지않아 봄은 올 테니 일상을 빼앗긴 사람들섬 속에 또 다른 섬이 되었다소소한 행복 눈뜬 채 도둑맞고 사랑도 힘을 잃고 돌아앉는다 몸조심하라는 당부, 잊어버렸는가오늘도 몇 사람 보이지 않네맘 놓고 소리 한번 질러보지도 못하고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죽음순서 없는 죽음 앞에서는 국적도 인종도 나이도 묻지 마라모두 시한부 인생이다    2021년 - 喜也 李姬淑 2021. 10. 17.
그림자 - 희야 이희숙 photo by 희야 이희숙  원시인이 나타났다는 소식을 듣고대어를 낚을 생각에 꿈인 듯 달려갔더니원시인은 간데없고텅 비어서 고요한경전 읽는 한 그루의 나무만 보았네 아 저것은 어둠의 역사빛으로 만든 집 아 이것은 몸짓의 언어시간이 그린 벽화 왈칵 무너진 내 그림자  -------------------------------------------------------------------------------- 작업 노트: 2018년 3월 중순대구 달서구 진천동에 거대 원시인 조형물이 설치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카메라를 챙겨 달려갔더니 공사 중이었다. 실망하던 그때, 눈으로 들어와 마음에 닿은 것은 누워있는 원시인의 몸에 새겨진 듯 선명한 나무 그림자였다.    사진을 찍고 돌아온 후에도 불쑥불쑥 찾아오는 손.. 2018. 7. 31.
사랑모순 Ⅲ - 이희숙 뿌리째 흔들릴 자신이 없으면지구를 삼킬 듯한 눈빛에도끝내 고개를 돌리지 말고 말문도 열지 말고운명이라고 사랑이라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사랑한다는 고백에 뿌리째 흔들릴 수도 없으면서감히 운명이라고 말했다보고 싶다는 고백에달려가 반길 수 없는 모순을 품고도감히 사랑한다고 말했다2007년 01월 - 喜也 李姬淑 2007. 1. 24.
첫눈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 이희숙 첫눈을 기다리는 동안에는기다림만으로도 추억이 되고 행복이 되는 마냥 좋은 한 사람을 그리워해야지첫사랑 닮은 첫눈이 내리지 않는 동안에는도무지 그칠 줄 모르는 그리움을 위해 즐거운 연서(戀書)를 써야지그렇게 기다리던 첫눈이오랜 기다림을 허락한 후에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되는 밤이면첫눈을 기다리는 동안에 일어났던 이야기를생각만으로도 설레고 보고 싶은 그대에게밤이 깊도록 들려줘야지2006년 12월 - 喜也 李姬淑 2006. 12. 3.
사랑해요 라는 말속에는 - 이희숙 사랑해요 라는 말속에는 땅속으로 스며든 빗물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든 그대의 깊이를 기쁘게 인정한다는 뜻이며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볼 수 없는 모습까지도 경계 없이 좋아한다는 뜻이며 그대 한숨과 절망마저도 껴안을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며 슬플 때나 기쁠 때 한결같은 마음으로 어루만져주고 웃게 해 주겠다는 뜻이며숨 쉬는 길목마다 사랑으로 함께 성장하겠다는 무언의 약속이며 그대가 내게로 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듯 나도 그대에게 있어 지지 않는 의미로 남고 싶다는 뜻이다  2004년 12월 - 喜也 李姬淑 2004. 1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