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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향기

그녀, 방콕과 파타야로 가을 여행을 떠나다.

by 시인촌 2007. 10. 17.

추석이라 일찌감치 내려와 계셨던 시아버님이 내가 방콕과 파타야로 여행을 떠나는 10월 3일에도 우리 집에 머물고 계셨지만 오신 지 보름 되었으니 봄에 세웠던 여행이라 취소할 수도 없고 해서 이해해주시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획대로 가족 모두 두고 혼자 여행길에 올랐다. 떠나기 전 알아서 해 먹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아무것도 해놓지 말고 가라는 남편의 응원에도 결국 시아버님이 좋아하는 음식과 남편이 좋아하는 음식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각각 따로 몇 종류 해놓고 집을 나섰다. 자상한 남편은 혼자 떠나는 내가 신경 쓰였는지 전날 밤, 디지털카메라며 일반카메라, 휴대폰 배터리까지 일일이 충전해주며 이것저것 챙겨주었다. 몇 해 전만 해도 아이들 시험이 며칠 남지 않고 시어른이 와있는 상태에서의 혼자 떠나는 국외여행이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여행은 이전에 하지 못했던, 아니 할 수 없었던 것들에서 벗어 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아직 어리고 또 시아버님이 계신 관계로 동반계회원이지만 이번 여행에 합류하지 못한 남편의 배려로. 나 없는 동안 남편이 얼마나 더 많이 부지런해야 내가 없는 빈자리를 메울 수 있는지 또 얼마나 힘들지 뻔히 알기에 공항까지 배웅 나온 남편한테 고마운 마음 이상으로 미안한 마음과 아쉬운 마음이 교차했다.

 

시간은 흘러 나를 포함한 동반계(1983년 처음 모임을 결성한 이래 지금껏 만남을 계속 이어오고 있는 부부동반 친정 모임)회원인 친정 언니들과 형부, 고모 등 열셋은 19시 40분 대구 국제공항 출발 방콕 수완나 폼 국제공항 향발 KE 657편에 몸을 실었다. 방콕과 한국과의 시차가 두 시간(서울시각 23시 30분이면 방콕시각 21시 30분)이라는 걸 고려하더라도 도착한 시간이 밤이라 곧장 호텔로 가서 짐을 풀었다.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