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림이 심한 네가 낯선 곳에서 어찌 지낼까 걱정되어 선인장화분하나를 사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왔는데 꽃말이 하필 정열이란다 인내란다 유난히 외로움을 탔던 너였기에 아는 이 별로 없는 그곳이 얼마나 쓸쓸할까 싶어 말벗이나 되었으면 하고 볕 잘 드는 곳에 선인장화분하나를 놓고 왔는데 꽃말이 하필 불타는 마음이란다 무모한사랑이란다 살아서 너는 네 것이 될 수 없었던 정열과 꺼질 줄 모르는 마음을 가까이 한 죄로 외로움과 무던히도 싸워야했는데 가고 없는 널 위해 고작 생각해낸 것이 인내하라는 충고라니 무모한 사랑은 그만하라는 경고라니 세월이 흘러 심장을 뚫고 나온 기억들이 익숙한 골목을 돌아 헤맬지라도 오늘 네게 차압당한 나의 심장과 내게 저당 잡힌 너의 심장을 영영 묻으려 한다 어느 한 시절 주인을 잘못 만나 헤맸을 정열이여, 안녕... 무모한 사랑도 이제 그만 안녕... 2009년 08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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