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자는 작정도 없이
바람처럼 들른 곳에서
산국차를 대접받았다
생각 없이 마셨는데
투명한 유리잔에 담긴 건
단순한 물 한잔이 아니었다
쌉싸름한 향기가 목젖을 울리는 순간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산국을 뜯어 차로 만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정작 차 한 잔을 비우는 동안
내 자신이 추억이 되고 있었다
산국차를 대접받았다
바람처럼 갔다가 꿈처럼 다녀온 곳에서
2010년 09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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