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가 있는 간이역

환승

by 시인촌 2025. 2. 4.

내릴까 말까 망설이는 동안
무심하게 문은 열리고

내릴 타이밍을 놓친 당신은

번번이 닫힌 문만 바라봅니다

 

몇 번의 정거장을 건너자

홀쭉해진 버스는 말이 없고

살아내느라 애쓰는 것들은

지나치는 풍경에 섞여 빠르게 지나갑니다

 

닿고 싶은 목적지가 없다는 것이

저토록 쓸쓸한 사치였는지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한 번도 나인 적 없던 당신을 위하여

갈림길에서 갈아타려면 용기가 필요합니다

꿈꾸던 길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종착지로 가는 길은 여기밖에 없으므로

 

부디 당신의 선택에 행운이 닿기를

 

 

202502喜也 李姬淑

'시가 있는 간이역'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금  (0) 2025.01.23
추억 굽기  (0) 2024.11.20
자랑스러운 아들에게  (2) 2024.09.01
휩쓸리다 - 희야 이희숙  (0) 2024.08.31
차단된 마음- 희야 이희숙  (0) 2024.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