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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낮은 읊조림

읊조림(예순 여덟) - 이희숙

by 시인촌 2005. 7. 16.

닉네임을 영어로 사용하고 있는 분,
님이 운영하는 블로그 카테고리 Essays방에 2003년 09월 28일
‘커피향기 맡으며...’ 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은
2003년 05월 20일 저 喜也 李姬叔이 쓴
‘커피는 내 인생의 축소판이다. ’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이전 칼럼에 올린 적 있는 이 글은
오래 전부터 사용하고 있던 칼럼의 형태가
지금의 블로그로 전환하기이전 단계인 칼럼의 모습이 새롭게 태어났을 때인 
2004년 02월 04일 15:56:45에 올린 글입니다.

 

그 후에도 다음 측은 칼럼을 업그레이드한다는 명목으로
지금의 형태인 블로그 공간으로 전환시켰지요.
그 과정에서 태그라든가 띄어쓰기가 깨어지면서 
많은 글들이 수정작업을 필요로 했지요.

이런 이유로 어떤 글들은 이전에 올린 글들을 삭제하고
다시 올리는 과정에서 어떤 글을 처음 올렸을 때 먼저 스크랩해간 분들이 있어  
분명 제가 쓴 글이지만 지금 사용하고 있는 블로그 공간에 올려진 글보다
훨씬 먼저 등록이 되어 있는 결과를 나타낸 글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전부는 아니지만
제가 쓴 글들 중 쓴 날짜를 기록해 올린 경우도 많습니다.


님...

그 누군가의 글이 마음에 들어 자신의 공간에 걸어두려고 하는 경우에는
스크랩 기능을 이용하거나 스크랩기능이 없으면
글쓴이에게 글을 퍼가도 좋은지에 대한 사전 허락을 받아
출처와 글쓴이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건 상식이자 예의입니다.

 

책을 읽다가 자신이 의도하는 글과
맥락을 같이하는 문장을 다른 이의 글 속에서 발견했을 때
표현하고 싶은 그 문장만 가져와
제가 쓴 글에 삽입하는 경우는 저 역시 있지만
그런 경우는 누구의 작품 속에 나와 있는 내용인지를 밝히죠. 
이런 경우에는 글의 흐름에 양념소스 같은 정도의 역할만 할 뿐,
그다지 많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님이 한 행동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쓴 글이 아닌 제 글을 제목만 바꿔
마치 자신의 글 인양 공개적인 공간인 블로그 공간에 올릴 수 있는지 먼저 묻고 싶습니다.

 

2000년부터 웹 상에서 글을 써 온 터라
이런 경우 그 이전에도 물론 몇 번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삭제나 수정을 요구하는 선상에서 그쳤지만
저처럼 다른 이의 블로그나 개인공간에 정성 들여 발 품 할
시간적인 여유가 별로 없는 사람은
정보의 바다라고 하는 인터넷상 곳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공간에서 
언제 누가 제 마음과 정신까지 녹아있는 글들을 도둑질해갔는지
전혀 알 수도 파악할 수도 없기에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런 경우 비단 저에게만 한해서 일어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아직도, 여전히, 의외로
도덕적 양심을 무시하고 사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는 뜻이 되겠지만
아무튼 님도 저처럼 등단한 분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전문적인 글을 쓰는 사람이든 아니든 간에
고의적으로 타인의 글을 자신의 이름으로 도용해서 올리는 것은
명백히 범죄(犯罪, crime)행위입니다.
지적 소유권(知的所有權, intellectual property right)에 관한 내용을
적어도 알고 있고 이해하는 분이라면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미리 짐작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감동을 주는 좋은 글이든 교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글이든 간에
글이라는 것은 글쓴이의 인생을 세분화한 지도와도 같은 것입니다.
글을 통해서 글쓴이의 정신과 생각은 물론이거니와
다양한 경험들이 시간과 공간에 따라서
얼마나 미묘한 변화를 겪는지 까지도 엿볼 수 있는...

 

저마다의 모습이 다르듯 글에서 뿜어내는 향기도 천차만별입니다.
님이 제 글을 님의 글처럼 올렸다고 해서
그 글이 결코 님의 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굳이 각자의 글에서 느껴지는 맛과 멋과 향이 아니더라도
띄어쓰기 하나 마침표 하나까지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기 때문이지요.
제 글을 그대로 옮겨갔는데도 띄어쓰기와 마지막 두 줄은 깜빡하셨듯이 말이죠.
어쩌면 깜빡한 게 아니라 님이 정한 제목에 어울리게 하려다보니
고의로(커피를 유난히 좋아하는 내게 있어서 커피 역시도 내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다.) 이 부분만 삭제했는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커피향기 맡으며...’ 라는 제목의 글 지워주시기 바라며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부탁드립니다.

 

 


시인촌  喜也 李姬淑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