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독도 점거 시도, 대한민국의 무정책과 문제인식부재가 가져온 결과일 뿐이다. 2004년 5월 4일 오늘, 일본 우익단체 니혼시도카이(日本士道會)의 독도 점거 시도는 이미 예견된 일이며, 본격적인 독도 침략의 서막에 불과하다. 국익이라는 이유로, 외교 분 쟁의 빌미가 된다는 이유로 한 국가의 존엄(尊嚴)한 구성요소인 ‘영토’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무정책(無政策)이 오늘의 사태를 초래(招來)한 것이다.
정부는 일본 우익단체의 독도상륙시도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지만, 이미 지난 1953년 일본은 수 차례에 걸쳐 독도에 상륙하여 자국영토 푯말을 박았으며, 심지어는 일본 출입 국 관리 공무원 등이 상륙하여 어로중인 우리 어민에게 퇴출을 강요하는 침탈을 저지른 적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며, 최근까지도 독도근해 해상에서 수 차례에 걸쳐 일본 순 시선이 독도 영해 침입을 기도하거나 실제 침범한 적이 있음을 분명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일본의 독도침탈시도가 단순히 일부 우익들의 주장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 일본 외교청서는 물론이요, 심지어 중.고등학생 교재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부의 공식적이고 치밀한 전략 하에서 진행되고 있음을 더 이상 숨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독도논쟁 발생 이후, 국내 독도관련 단체가 노력하고, 독도를 위해 목숨을 바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정부는 피땀으로 기울여왔던 숭고한 ‘독도수호’의지를 대일(對日)외교 선상에서 ‘헌 신짝’처럼 내팽개쳐 버리고 오늘의 사태를 맞이하였다.
지난 2002년 세상을 떠난 전 독도박물관 이종학 선생님은 정부의 독도정책에 항의하여 독도박물관의 간판을 내렸던 지난날의 사례는 우리 정부의 독도에 관한 정책부재를 극명히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박정희 이후 모든 정권이 그랬고, 現 노무현 대통령도 주무(主務)장관 시절과 집권 이후에도 온갖 망발(妄發)을 드러내며 ‘독도’에 아무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고, 심지어 시중에 떠도는 ‘내 아내’ 발언으로 독도를 가십거리로 만들고 말았다. 굴욕적이고 사대적인 대일외교로 점철(點綴)된 참으로 한심한 정권이 아닌가? 대통령이 이러할 진데 정부기구는 뭐가 다르겠는가?
북한에서 발행한 독도우표는 통일 부의 반입거부로 유통되지 못하고 있으며, 통일부는 스스로 밝힌 반입거부이유에 대해 합당한 설명도 하지 못하고 있다.
2001년 국방부는 사병의 독도도메인 기증행사를 독도에서 치루자고 제안하고서도 당일 브리핑실이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통보도 없이 일방 적으로 취소하기도 하였다. 독도에 관하여 소신 있게 일하는 많은 공무원들을 회유하고 협박하여, 오히려 독도라고 하면 ‘일본과의 외교문제 때문에’라며 손사래를 치게 하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다름 아닌 정부수립이후 대일저자세 외교로 일관되어온 악습을 그대로 계승한 외교 통상부 또는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의 지침 때문임을 우리는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오늘의 사태를 몰고 온 관련 장관의 해임과 처벌, 국정책임자의 공식적 해명을 요구한다. 독도수호대는 이번 사태의 모든 책임은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져야 하며, 이에 따라 대통 령을 의장(議長)으로 하고 대일(對日) 주무 장관과 관련 단체 책임자를 위원으로 하는 독도수호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서둘러 구성할 것을 강력히 제안한다. 정부와 국민이 같이 참여하는 이 위원회에서 단일화된 창구(窓口)로 ‘독도’와 또 다른 한 일간 논쟁인 ‘동해표기’의 모든 정책을 논의하길 강력히 요구한다.
영토는 극히 배타적 대상이지 ‘흥정’의 대상이 결코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는 33인으로 구성됐던 독도의용수비대 창설 50주년이다. 그들은 소총 몇 자루와 목대포(木大砲)로 1954년부터 3년간 우리 땅 독도를 일본의 침략으로부터 목숨으로 막아냈다. 우리는 이분들을 욕되게 해선 결코 안 된다. 독도를 위해 살다 가신 분들이 오늘의 사태를 어떻게 지켜 볼까는 전적으로 우리의 책임이다. 오늘의 이 사태를 거울삼 아 우리는 더욱 더 강력하고 치밀한 ‘독도수호’를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것은 정부의 몫도 아니고 국민의 몫도 아닌 우리민족 모두의 과제인 것이다.
독도상륙을 시도하고 있는 일본 우익단체 및 일본정부에 요구한다. 독도방문을 원한다면, 대한민국이 요구하는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신청하기를 요구한다. 더불어 우리는 독도영유권문제의 가장 평화적인 해결을 원하며, 이를 위한 일본의 양심 있는 지식인들 혹은 국민들과 교류를 희망한다. 우리는 더 이상 일본국민들 혹은 일본정부의 비신사적인 행위로 양국 관계가 그르치게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 "독도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내 죽어 혼이 되어 독도 상공을 지킬 것이다" 1996년 일본대사관 앞에서 음독 자살한 엄주성 선생의 피맺힌 절규를 정부당국자는 귀 기울이기 바란다.
2004년 5월 4일 독/ 도/ 수/ 호/대
독/ 도/ 수/ 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