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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야 이희숙360

희망사항 2 - 이희숙 연애는숨기고 싶은 비밀처럼 결혼은 행복한 이야기처럼 이별은 후딱 지나가는 바람처럼 정은 가슴에 쌓이는 노래처럼 2009년 10월 - 喜也 李姬淑 2011. 1. 17.
오이도 삼행시 - 이희숙 오소서 그대 이른 아침처럼 맑은 얼굴로 도로 남이 되기 전에 오라는 말 한마디 없는 섬은 섬이 아니지만 이렇게 그대가 그리워서 도로 위를 달리고 달려 찾아왔네 오겠지 하며 기다리기보다 이렇게 먼저 달려가는 게 빠르다는 걸 알았네 도심을 벗어난 이곳 오이도에 내가 찾는 사람이 .. 2011. 1. 15.
무제無題 - 이희숙 한낮엔 기별도 없더니 밤만 되면 보초를 서는지 신호를 보낸다 잠 설친 시간이 창백하다 표정없는 눈에 함박눈이 쌓인다 흐린 기억 저편에서 안부를 전한 모양이다 뜻밖의 안부에 가시처럼 돋아나던 아픔도 길을 잃었는지 소식이 없다 사라짐이 위대한 순간이다 2011년 1월 - 喜也 李姬淑 2011. 1. 13.
반어법에 대하여 - 이희숙 “연애 하지 마.” 이 무슨 도발적인 말인가? 강렬하다 못해 싱싱하고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기다림이 얼마나 독하고 외로웠으면 반어법을 쓰는 걸까 천연기념물 그 남자는 악마의 속삭임처럼 혹은 영화 속 대사처럼 2011년 1월 - 喜也 李姬淑 2011. 1. 12.
커피에 관한 개똥철학 - 이희숙 커다란 머그컵에 마시는 커피는 여유다 여유를 즐기며 마시는 커피는 그리움을 부르고 그리움에 갇혀 마시는 커피는 고독을 앞세우고 고독을 삼키며 마시는 커피는 숨겨진 나를 만나는 기회를 선물한다 오고가는 눈빛 속에 마시는 커피는 설렘이다 설렘 안고 마시는 커피는 즐거움을 나누고 즐거움.. 2011. 1. 7.
삶 Ⅶ - 이희숙 침몰하는 폐선처럼 생의 한가운데서 허우적거릴지라도 소금기 없는 얼굴로 한때는 꽃이었을 생의 뒤꿈치를 그리워하지 말라 꽃같이 환한 얼굴로도 한 시절 노래였을 생의 심장을 함부로 더듬지 말라 더듬거리는 용서 앞에 세월의 귀를 자르고 시간의 걸음을 더디게 할 묘약이 준비되어 .. 2011. 1.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