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야 이희숙360 복수초 - 희야 이희숙 까르르 웃음 터진 암팡진 저 계집 좀 봐 무슨 말을 하려다 꼭 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동안거에 들더니 어머니 젖무덤 같은 보드라운 대지의 피부를 겁도 없이 들썩이네 2012년 3월 - 喜也 李姬淑 2012. 3. 15. 균형에 대하여 - 희야 이희숙 단골가게에서 때깔 좋고 싱싱한 놈으로 골라 온 과일이집에 와서 보니 유독 하나가 눈에 띈다값을 치르는 동안 덤으로 준 모양인데볼품없이 기울어진 것이 볼수록 짠하다 먹으면 사라질 사과 한 개가내내 마음 끝에 매달려 균형에 대해 생각하다균형은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것 서로 힘을 더하여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삶 속에서의 균형은생각보다 예민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잘 달리던 자전거도 균형을 잃으면한쪽으로 기우뚱 넘어지고사랑도 균형을 잃으면 틈이 벌어져어느 순간 이별과 마주해야 한다균형을 잃었을 때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간다세워 둔 자전거가 기우뚱할 때기운 쪽에 뭔가를 덧대 평형을 유지하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야균형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2012. 2. 23. 끝내 몰랐어도 좋을 - 이희숙 언제까지고 내 것일 줄 알았던 사랑을 지우고 돌아선 밤 어제의 웃음은 간데없고 함께했던 날들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았네 나는 몰랐네 사랑하는 동안 내 두 눈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입술은 또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었는지 아,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이란 견디어 내.. 2012. 1. 29. 가을인가 봅니다 - 이희숙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운 배경이 되는 사람이여 나를 돌보고 우리를 이야기하는 계절 가을입니다 낙엽처럼 쌓인 욕심과 단풍처럼 물든 미련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나의 마음은 누군가의 여름보다 뜨겁고 어떤 이의 겨울보다 더 깊고 외로울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떠올리는 .. 2011. 12. 1. 상사화 - 이희숙 함께 할 수 없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기약 없는 기다림은 쓸쓸하지만 그리워할 수 있음도 행복이니까요 볼 수 없다고 아파하지 마세요 바람 불지 않아도 잎은 뒤척이고 꽃은 피어나니까요 사랑하는 당신은 나 몰래 아니 온 듯 다녀가고 나는 그대가 사라진 언덕에서 뒤늦게 달려가지만 그.. 2011. 9. 19. 봄이 오는 길목에서 - 희야 이희숙 살아서 외로웠던 사람 더는 외롭지 말라고 선물처럼 두고 온 서향 한 그루에서 죽어서 더 그리운 사람들이 별꽃처럼 피었다는 소식이 안부처럼 들려 반가운 마음에 천 리를 걸어서도 만나고 싶은 이름들에 편지를 씁니다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오랜만의 안부가 마음에 걸려정작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서향 꽃잎에 묻어둔 채 안녕이라고 썼다가 지우고그곳도 봄인가요?라고 고쳐 썼다 지우고살아서 외로웠던 사람에게라고 써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성급하게 건져 올린 소식들을 띄웁니다 2011년 02월 - 喜也 李姬淑살아서 외로웠던 사람더는 외롭지 말라고 선물처럼 두고 온 서향 한 그루에서 죽어서 더 그리운 사람들이 별꽃처럼 피었다는 소식이 안부처럼 들려반가운 마음에 천 리를 걸어서도 만나고 싶은 이름들에 편지를 씁니다하고 싶은.. 2011. 3. 20.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6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