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면 에릭 요한선⁕의 사진처럼
네가 앉은자리에 파란색 페인트를 칠하면
그 자리가 파도 소리 들리는 바다가 되면 좋겠어
그러면 양털로 만든 구름을 예쁘게 걸어둘 거야
날아다니는 집을 타고 가다가
물음표 아래 걸어 다니는 사람을 만나면
손 닿는 곳에 무지개를 걸어둘 거야
생각 많은 마음에 무지갯빛 설렘이 출렁일 수 있게
네가 그리운 날엔
허공에 손가락으로 그으면 없던 길이 생기면 좋겠어
그러면 먼저 도착한 내가 사랑을 기다릴 거야
간절한 한 문장이 필요할 땐
오래된 서점이 즐비한 골목으로 풍선 타고 날아가서
서점에 있는 책을 꼭꼭 음미하며 읽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자작나무 눈밭으로 한걸음에 달려가서
네가 아니면 이 광활한 세상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그 눈빛을
식지 않게 호주머니에 넣어 올 거야
⁕에릭 요한선(1985년 4월~)은 스웨덴에서 태어나 체코 프라하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 속 대사 차용
2025년 2월 - 喜也 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