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페루 여행

미국 애틀랜타에서 페루 리마로

by 시인촌 2025. 12. 6.

플리마켓 장터는 사람들로 붐볐다. 로컬푸드 장터에는 유모차 밀고 온 가족들과 강아지 데리고 나온 사람들 그리고 노부부가 주를 이루었다. 관광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그 시간 그곳에 있었다는 존재 증명을 하려는 듯 사진 찍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현지인과 관광객들로 활기가 넘치는 그 속에 섞여 구경하니 불현듯 싱싱한 채소와 과일, 갓 구운 빵과 한 아름의 꽃을 사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다. 하지만 마음뿐, 저녁에 페루 리마로 가는 비행기를 타러 호텔에 맡겨둔 짐을 찾아서 공항으로 가야 해서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핼러윈 느낌 나는 호박들로 가득 찬 공간이 플리마켓 장터의 메인이다. 크기도 모양도 제각각인 호박 앞에서 아이처럼 웃는 내 모습이 보기 좋았던지 남편은 카메라 셔터를 쉴 새 없이 눌렀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 햇살 좋은 야외에서 감성 한 스푼 더 한 때문인지 그야말로 꿀맛이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노래가 빠질 수 없는지 라이브가 한창이다. 기분이 좋으니 노래도 감미롭고 따사롭게 쏟아지는 햇살도 봄처럼 화사하게 느껴진다. 낯선 곳에서 즐기는 여유가 힐링 그 자체다. 우리 가족이 자유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 여유와 힐링은 빼놓을 수 없다. 즐거운 장터 구경 후 맞은편에 있는 교회로 갔다. 이곳 교회는 플리마켓을 찾는 이들에게 화장실을 개방한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종교의 선한 영향력을 생각했다.

 

우버 택시를 불러 미국 애틀랜타주에 있는 피그몬트공원으로 갔다. 오전 6시에 열고 오후 11시에 문 닫는 피그몬트공원은 시간이 여유로운 이들에게는 운동, 산책,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보테니컬 가든은 너무 커서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바쁠 것 같아서 통과하기로 하고 길 따라 더 걸어가니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수영장과 테니스장도 있고 다른 운동시설도 더 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달리는 사람들도 여럿 보이고 농구하는 사람과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쭉쭉 뻗은 나무와 더 넓은 잔디밭, 천천히 걸으며 보는 많은 것들이 평화롭게 느껴진다. 아들은 , 좋다. 정말 행복하다.” 노래하듯 말하며 잔디밭에 큰 대자로 드러눕고 딸은 사진 찍어달라며 포즈를 취한다. 30개월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녀서인지 자세가 자연스럽다. 다양한 경험을 위한 선택 중 하나였던 연기는 1년 후에 그만뒀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도 즐거운 경험을 한 것 같다.

 

늦은 밤 페루 리마에 도착한 우리 가족은 공항에서 우버 택시를 부르기도 전에 손님 호객하러 온 기사와 마주쳤다. 숙소까지 70 , 공항 사용료 10 솔을 더해 80 솔에 합의를 보고 기사를 따라갔다. 큰 캐리어 2개를 포함한 총 4개의 캐리어를 넣기에는 자동차 짐칸이 너무 작다. 안 들어갈 것 같다고 하자 할 수 있다며 큰 캐리어 2개를 기세 좋게 번쩍 들어 넣었다. 남은 공간에 캐리어 2개 들어갈 공간이 없음을 눈으로 확인하자 친구 차가 크니까 잠시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앱으로 우버 택시를 부를까 하다가 늦은 밤에 애쓰는 모습이 마음에 걸려 그러라고 했다. 잠시 후 새로 온 기사가 처음 만난 기사에게 10 솔을 준다. 아마도 소개비 같은 게 아닐까 싶다. 밴 차량에 캐리어를 싣고 CASA  ANDINA 호텔로 향했다.

 

우리 가족이 탄 차는 족히 20년도 더 돼 보이는 쉐보레 사륜구동차다. 친절해 보이는 기사는 그 흔한 내비게이션도 없이 우리가 건넨 앱 지도와 이름만 보고 달렸다. 페루 리마 공항에서 본 대부분 자동차는 한눈에 봐도 연식이 오래돼 보인다. 공항을 빠져나오는 동안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매연 냄새에 소리까지 시끄러워 도저히 창문을 열 수 없었다. 여러 나라에서 자유여행 중 우버 택시를 이용해 봤지만 차 안까지 매연 냄새가 나는 경험은 처음이다. 숙소가 가까워지자 바다가 보인다. 기사는 바다를 보라며 즐거운 표정으로 영어와 스페인어를 섞어 가며 손짓을 한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하니까 기다려보라고 한다. 얼마 안 가서 환하게 불 밝힌 바다가 보인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여럿 보이지만 그냥 흔하게 볼 수 있는 바다 느낌이다. 바다가 보이지 않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물이 공항 주변과 너무 다르다. 미라플로레스 지역은 리마가 페루의 수도인 걸 말해주는 듯하다.

 

도착하니 벌써 12시다. 체크인 후 307호와 308호에 나란히 배정받은 우리는 나와 딸아이는 308호에 남편과 아들은 307호에 짐을 풀었다. 호텔 첫인상은 작지만 깔끔하다, 먼저 예약한 호텔은 4성급이지만 청결도에서 중간점수를 받아서 평점 높은 오늘의 숙소로 바꿨다. 침구도 깨끗하고 화장실과 욕실 청소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 바꾸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3시간 남짓 자고 아침 6시에 기상, 아침밥 먹으러 655분쯤 내려갔는데 벌써 많은 여행객이 식사 중이다. 종류는 많지 않아도 알차게 준비된 조식을 맛있게 먹고 로비에 있는 정수기에서 물 한 통을 채워 물 한 병에 1 솔에 산 물과 함께 배낭에 넣고 우버 택시를 불러 이카 사막 가는 버스터미널로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