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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여행

페루 이카 와카치나 사막에서 버기투어를 하다

by 시인촌 2026. 2. 25.

버기카는 원래 마차를 일컫는 말이었다고 한다. 현재는 모래사막이나 오프로드 전용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버기카라고 하는데 작년 봄, 라오스에서 탔던 버기카보다 훨씬 더 크고 디자인도 현대적이라 좋았다. 버기투어를 위해 비치 신발로 갈아 신고 오아시스 위에 있는 사막으로 갔다. 아뿔싸, 사막 투어 입장료가 있다는 걸 알았지만 가방에 지갑을 넣어두고 버기투어 예약한 곳에 맡겼다. 돌아가려니 8명이 함께 하는 조건이라 우리 가족을 제외한 네 명의 사람들을 기다리게 하는 민폐를 끼치게 되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난감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마침 그때 예약한 곳에서 만났던 30대 한국인 남성 두 명을 만났다. 자초지종 설명을 하니 흔쾌히 빌려주어 예정된 시간에 버기투어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탔던 버기투어 기사가 능숙한 운전 솜씨를 뽐낸다. 가파른 언덕에서 멈추거나 겁도 없이 뒤로 언덕을 내려가기도 한다. 근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본 다른 팀 여행자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소리를 질렀다. 모양도 높이도 제각각인 모래언덕을 달리는 기분이란 없던 스트레스도 날아갈 정도로 속이 뻥 뚫리는 느낌이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카 사막 버기투어 기사 중 묘기가 단연 최고라고 했다. 덕분에 아슬아슬한 스릴을 맘껏 즐길 수 있었으니 가족들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한참을 오르락내리락 묘기를 부리던 기사가 샌드보딩을 한다며 가장 높은 언덕에 차를 세웠다. 자칫하면 금방이라도 자동차 바퀴가 굴러 떨어질 것만 같다. 샌드보딩 장소를 세 번 바꿔가며 놀았는데 다들 나이도 잊고 아이처럼 좋아했다. 우리 팀 인원이 여덟 명인데 7번째로 내려간 내가 두 번째로 멀리 가 아래에서 기다리는 사람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남편과 나를 제외하면 다들 2030 젊은이들이었는데 중년여성인 내가 예상을 깨고 멀리 가니까 외국인들도 아낌없이 박수를 보냈다.

 

20061, 딸아이와 둘이 호주 뉴질랜드 TBC 문화탐방 여행 중 스톡턴비치에서 4륜 구동자동차로 사막 투어를 했는데 과장되게 표현해서 그 순간만큼은 스트레스가 뭐니 하는 느낌으로 상쾌, 통쾌, 짜릿함이 몸과 마음을 흔들어댔다. 굴곡이 심한 모래언덕을 오르내릴 때는 모두 와! 하고 놀이기구 타는 어린아이처럼 소리를 질렀다. 샌드보드 타기는 경사진 모래언덕에 올라 쵸코 칠을 한 보드에 올라앉아 오로지 팔로 속도를 조정하는 놀이인데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때 호주에서 즐겼던 샌드보딩은 출발드림팀에 나왔던 장소이기도 하다. 그때만 해도 내려가면 직접 보딩대를 들고 올라와서 타야 했기 때문에 운동신경과 민첩성이 좋아야 더 많이 탈 수 있었다. 그런 이유로 멀리 간 것보다도 몇 번 탔는지가 더 중요했다. 나는 호주에서도 두 번째로 많이 탔는데 이번 페루 이카사막에는 기사가 차를 몰고 와서 보딩판과 여행객을 태우고 다시 샌드보딩을 즐기는 방식이라 누가 더 멀리 가는지에 다들 관심이 많았다.

 

해가 지는 사막을 배경으로 사진 몇 컷을 찍고 버기카에 올라 훗날 오래도록 기억될 추억 사진도 찍었다. 마음 같아서는 오래 머물다 사막에서 뜨는 별을 보고 싶었지만, 다음날 쿠스코로 이동해야 하기에 아쉬움을 묻고 리마로 돌아왔다.

 

 

20262- 喜也 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