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리는 저녁.
자동차 유리창 너머로.
젖어 더 선명한 것들.
쓸쓸하지만 쓸쓸하지 않은
늦가을 같은 밤을 건넌다
라디오 음악 흐르는
낭만 가득한 거리를 달리는 기분
그저 좋다.
밤새 비 내린 정원을 본다.
촉촉하게 젖은 것들 사이로
봄을 불러올 준비를 하는 나무들.
매화나무엔.
살 오른 몽우리가 멀리서도 보이고.
제 몸의 일부를 기어이 떨어뜨려.
다음을 기약하는 시간 앞에서.
자식 위해 헌신하는.
부모의 마음 같아서.
가슴 속 깊이 자국 하나 남는다.
2025년 12월 - 喜也 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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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노트
2025년 12월 23일, 겨울비 내리는 저녁.
피트니스센터에서 남편과 함께 운동을 마치고 나오며,
자동차 유리창 너머로 스쳐 가는 거리의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느낀 감정을 남편에게 말했다.
다음 날에는 창문을 열어 둔 채, 촉촉하게 젖은 정원을 바라보며
또 다른 감정을 메모해 두었고, 그 두 순간을 이어 시로 엮었다.
시 〈자국 하나〉 곳곳에 마침표를 찍어 둔 이유는
사진작가인 내가
“장면을 남기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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