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포르투 가는 기차 안에서
뜬금없이
시베리아 횡단 열차가 달리는
눈밭을 상상해
닮은 거라곤
끝없이 펼쳐진 도로 밖 풍경뿐인데
자작나무 숲길이 끝없이 펼쳐진
그 길 위에서
털 달린 모자를 푹 눌러 쓰고
발목까지 감싸 안는
무릎담요를 덮고
스쳐 가는 풍경 끝에서
창에 비친 얼굴 하나
오래 기다린 사람 같아
시선을 접고
눈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내린다
오래전 보았던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 속 설경이
너무도 강렬해서
주인공 남녀가 나누었던
대사와 눈빛이
지금 눈앞에 있는 것만 같아
네가 아니면
이 광활한 세상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 눈빛을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
⁕영화 ‘러브 오브 시베리아’ 속 대사 차용
2024년 12월 - 喜也 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