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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간격

by 시인촌 2026. 1. 3.

갈 곳 잃어

유배된 감정 위로

살포시 떠오르는 얼굴

그 얼굴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도

사랑했던 당신도

아닐지도 모른다

 

보내지 말아야 할 당신과

돌아서지 말아야 했던 나 사이

수없이 많은 말을 했지만

정작 필요한 말은 끝내 하지 못했다

 

오해와 이해 사이

간격이 있었던 게 아니라

그 간격 앞에서 우린 서로 멈춰 있었을 뿐

 

세상의 모든 은유와 비유에서

이별만 지워내면

끝내 남는 것은

사랑뿐이었다는 사실

 

저토록 애매했고

이토록 어설펐던

그대와 나

이제는 멀리서 본다

 

참 좋은 봄날이다

꽃처럼 환한 얼굴로

어디라도 나가야겠다

 

걷다 보면 숨어 있던 행복 하나쯤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갈지도 모르니까

 

 

2020년 어느 봄날 시작 노트, 202612일 수정- 喜也 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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