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희야 이희숙365

베른의 겨울 photo by 희야 이희숙   아레강을 끼고 형성된 베른중세도시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 그곳에 눈이 내렸다.도시전체가 멈춘듯 고요하다... 2014년 1월 가족들과 함께 떠난3주간의 자유여행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중 들렀던 스위스 베른,스위스의 공식 명칭은 스위스 연방이고 , 수도가 없는 나라다.베른은 스위스의 행정구역, 사실상 수도 기능을 하고 있다. 2024. 9. 7.
자랑스러운 아들에게 사랑하는 아들...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어지금은 모든 사물이 고요해지는 깊은 밤이야이 생각 저 생각에 잠 못 들고 뒤척이다가 오랜만에 너에게 편지를 써 어린 시절 수학영재였던 네가 고등학교 때부터 기대에 못 미쳐목까지 차오른 말을 누르고 아무렇지 않은 듯 위로와 응원의 말로 그날의 너의 기분을 살폈지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잘하면 선택할 기회는 더 많다고 생각했던 엄마는언제 터질지 모르는 활화산 같은 너를 보며오랫동안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어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너의 방황은 봉합되지 않아가끔 불편한 마음을 드러낼 때마다엄마의 욕심이 널 힘들게 한 것 같아 마음 아팠어이런 내게 엄마 친구는평생 효도할 것 어릴 때 이미 다 했다며뭘 더 바라냐고 위로와 조언을 해 주었지그때 너로 인해 얼마나 많은 행.. 2024. 9. 1.
휩쓸리다 - 희야 이희숙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로 모였다네 편 내 편이 희미한 시대몇 달째 시국이 어쩌고 저쩌고태반주사에 보톡스까지 상한가에 폭등 기미마저 보이고최고의 안줏거리가 되어 내려올 줄 모른다 봄은 저마다의 속도로 가릴 것 없이 오는데정작 듣고 싶은 말은봄의 문턱에 걸려 그만 말을 잊었다  2017년 - 喜也 李姬淑 2024. 8. 31.
차단된 마음- 희야 이희숙 당신을 감금하던 눈빛을 거두자저만치서 물끄러미 바라보던 숲도 작아지고세상 모든 향기도 시들해집니다 당신과 나는 어디쯤에서 꽃이었다가나무였다가 숲이 되었을까요 침묵이 길어질수록 해는 서쪽으로 더 기울고눈빛이 흔들릴 때마다 그어둔 빗금은 조금씩 지워져 나갑니다 언제 적부터 있었던 더듬이였을까요하루도 조용할 날 없습니다오늘도 바람은 내 머리카락 사이로 넘나들고당신은 달아나는 나를 잠자코 보기만 할 뿐 출렁이는 마음을 잠재우러 바다로 가야겠어요바다에 가면 지진 난 마음을 식힐 수 있을까요 당신에게서 걸려 온 전화는 받지 않기로 합니다 2024. 8. 28.
제주를 통째로 들이는 방법 - 희야 이희숙 그리움이 깊어 구멍 난 가슴기약 없는 기다림에 까맣게 타 버렸네 그리움에 타버린 가슴처럼 검은 돌담길을 거니네 너영 나영 천천히 걸으며아영 고영 찬찬히 둘러보니나도 그만 겹겹의 시간을 품은 제주의 돌이 되네  하영 하영 부는 바람에나도 마냥 흔들리네 그대로 돌이 되고 바람 되어 동백꽃 향기처럼 제주에 녹아드네  * 너영 나영'너랑 나랑' 제주도 방언  아영 고영'안듯 모르는 듯' 제주도 방언  하영 '많이'의 방언  2018년 1월 - 喜也 李姬淑 2024. 8. 26.
햇볕 과식의 부작용 - 희야 이희숙 여름이면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 옥상으로 들락날락거린다 햇볕 샤워하면 잠이 잘 온다지만과하면 탈 나기 십상피부는 발갛게 타오르고기미 잡티에 피부트러블도 피할 수 없지 한바탕 놀고 나면 샤워는 일상그때마다 빨랫감은 나오고 물 사용은 늘고 이래저래 손해 보는 장사다 세탁한 옷을  탈탈 털어 빨랫줄에 널면생전에 엄마는 "빨아서 조진다 복 나간다 그만 털어라" "늙으면 병든다 대충 살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지만 여태 그 버릇 그대로다 35도가 넘는 오늘도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아침부터 옥상으로 출근한다더운데 건조기는 폼으로 있냐며 편하게 살라지만고칠 생각이 없으니 참으로 병이 깊다  2024년 08월 - 喜也 李姬淑 2024. 8.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