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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햇볕 과식의 부작용 - 희야 이희숙

by 시인촌 2024. 8. 24.

여름이면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

옥상으로 들락날락거린다

 

햇볕 샤워하면 잠이 잘 온다지만

과하면 탈 나기 십상

피부는 발갛게 타오르고

기미 잡티에 피부트러블도 피할 수 없지

 

한바탕 놀고 나면 샤워는 일상

그때마다 빨랫감은 나오고 물 사용은 늘고

이래저래 손해 보는 장사다

 

세탁한 옷을  탈탈 털어 빨랫줄에 널면

생전에 엄마는

 "빨아서 조진다 복 나간다 그만 털어라"

 "늙으면 병든다 대충 살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지만 여태 그 버릇 그대로다

 

35도가 넘는 오늘도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

아침부터 옥상으로 출근한다

더운데 건조기는 폼으로 있냐며 편하게 살라지만

고칠 생각이 없으니 참으로 병이 깊다

 

 

2024년 08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