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
옥상으로 들락날락거린다
햇볕 샤워하면 잠이 잘 온다지만
과하면 탈 나기 십상
피부는 발갛게 타오르고
기미 잡티에 피부트러블도 피할 수 없지
한바탕 놀고 나면 샤워는 일상
그때마다 빨랫감은 나오고 물 사용은 늘고
이래저래 손해 보는 장사다
세탁한 옷을 탈탈 털어 빨랫줄에 널면
생전에 엄마는
"빨아서 조진다 복 나간다 그만 털어라"
"늙으면 병든다 대충 살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말이지만 여태 그 버릇 그대로다
35도가 넘는 오늘도 놀고 있는 햇볕이 아까워
아침부터 옥상으로 출근한다
더운데 건조기는 폼으로 있냐며 편하게 살라지만
고칠 생각이 없으니 참으로 병이 깊다
2024년 08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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