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252 풍년예보 - 희야 이희숙 오월에도 눈이 내린다는 밀양 위양지로 너와 함께 달려갔네아름다운 완재정을 앞에 두고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너도나도 배경처럼 절로 풍경이 되고눈빛 머무는 자리마다 예고에도 없던 눈 내리고 쌓이고 우야꼬! 폭설이데이눈밥이 소복소복올해는 참말로 풍년이겠다 2023년 - 喜也 李姬淑 2024. 7. 1. 하여간 지금은 봄봄봄 - 희야 이희숙 봄은 부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이다도란도란 지지배배 아장아장실로 과연 설마 아마 어찌알고 있는 부사를 다 나열해도살금살금 고양이 담 넘듯바다 건너 산 넘어와서눈길 닿고 발길 머무는 어디라도가릴 것 없이 스며 퍼지는 저 환한 미소찬란한 봄을 설명할 수 없네하여간 지금은 아름다운 봄봄봄 2023년 - 喜也 李姬淑 2024. 6. 28. 오늘을 뜨겁게 건너는 중 - 희야 이희숙 누군가 장난으로라도더는 멋도 없고 아름답지도 않은 나이라 말하면빛났던 청춘이 뜨거웠던 심장이있었던 적 있었노라 말하지 말아요다만 건너온 시절에 대해별일 없이 잘 지나갔노라 웃으며 말해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지금은아름다운 인생 더 빛날 수 있도록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는 중이라 말해요더 단단해지기 위해더 깊어지기 위해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오늘을 뜨겁게 건너는 중이라고. 2020년 - 喜也 李姬淑 2024. 6. 28. 생에 대하여 생각하다 - 희야 이희숙 산길을 걸으며 나무의 생에 대하여 생각한다아름답고 평온한 숲도 어쩌면그들만의 전쟁을 치렀을지도 모를 일이다 한 뼘 더 넓은 터전을 차지하기 위해한 줌 더 많은 햇볕을 얻기 위해바람처럼 흔들리며 밤새 안간힘을 썼을 것이다 삶은 원래 흔들리며 지켜내는 거라고그 무엇도 알려 준 적 없어도나무는 살기 위해 살아내기 위해한없이 속으로 울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숲은 나무들의 소리 없는 전쟁으로 푸른 산이 되고사람 사는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걸음으로흔들리며 지켜낸 수많은 이들의 노력으로서로의 아름다운 배경이 된다 아름답다는 건어쩌면 흔들리며 지켜낸모든 생의 종착점다른 이름이 아닐까 2022년 - 喜也 李姬淑 2024. 6. 28. 어떤 사랑 어떤 이별 - 희야 이희숙 눈 온다사랑이 오는가 보다 폭설이다한없이 속삭이는 사랑의 증표인가 보다 비 온다사랑이 떠나는가 보다 폭우다우리들의 사랑이 추억으로 쏟아지나 보다 2022년 - 喜也 李姬淑 2024. 6. 28. 어느 가을 아침 - 희야 이희숙 밖으로 나가 밤새 떨어진 장미잎 쓸어 담고정원에 제집인양 들락거린 길냥이 흔적 치우고라일락, 매화, 산수유 할 것 없이 꼼꼼하게 물 주고옥상에 올라가 그늘을 내어 준 나무들과 눈인사하고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본다파란 하늘이 바다처럼 맑고 깊다 식전부터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어아래층으로 내려와 커피포트에 물 올리고창문 열고 자식 같은 화분들 물 주고 나니 물은 끓었다좋아하는 명품 커피도 있는데종이컵에 달랑 절반도 안 되는 물 부어 커피믹스 한 잔이라니예쁜 커피잔이 저리 수두룩한데편하다는 이유가 맛도 분위기도 다 포기한어느 가을 아침 2022년 - 喜也 李姬淑 2024. 6. 27. 이전 1 2 3 4 5 6 7 8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