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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아름다운 안부 - 희야 이희숙

by 시인촌 2024. 7. 23.

지난밤 봄바람 편에 사나흘 더 기다려야 얼굴 볼 수 있다는 작약의 타전이 왔다 누군가에겐 사나흘이 십 년보다 더 긴 시간일지도 모른다 왈칵 마음 쏟아지는 소리에 아직 닿지 않은 그대가 불현듯 그립다 그립다는 생각에 꼬리처럼 이어지는 말, 거기

 

거기

설명하지 않아도 도착지가 어디인지 분명한 말

 

거기

불쑥 떠나고 싶을 때

쓰윽 나타나는 출입문 같은 말

 

거기

생각나지 않는 이름에 그리움을 포개는 말

 

거기

돌고 돌아서 마침내 당도하는 종착역 같은 말

 

금낭화와 낮달맞이꽃이 약속처럼 속삭이는

이토록 아름다운 봄날엔

숨기고 싶은 비밀 하나쯤 두고 가도 좋을

마음이 머무는 말

 

거기, 그대

 

 

 

2024년 05월 - 喜也 李姬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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