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24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마흔셋) - 이희숙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국내외 어디든 가리지 않고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진과 가까워졌어요. 아직은 사진 찍는 걸 즐기는 수준이라 많이 어설프고 부족하지만 2015년 제16회 전국문화사진 공모전에 출품한 4점 (가작 1점, 특선 2점, 입선 1점)이 좋은 결과를 얻어 초대작가에 이.. 2015. 10. 22. 아모르 파티(Amor Fati)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머릿속에서, 마음속에서 셀 수 없이 소용돌이쳤던 울림을 단 한 줄의 반성도 없이 아무렇지 않은 듯 외면해버린 시간이 몇 해가 지났는지 애써 기억하려고 하지 않겠다. 다만, 언제나 그랬듯이 감당할 수 없는 줄 알면서도 어린아이 같은 호기심으로, 두려움 없는 순수함으로 내가 아직 만.. 2015. 10. 22. 그 많던 영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 희야 이희숙 칠팔십 년대 중고등학교에 다녔던학창시절을 떠올릴 때면 생각나는 얼굴더 많은 승차권을 회수하기 위해 목청껏 오라이를 외치던우리가 버스 안내양이라고 불렀던 그 많던 영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 라고자수성가한 남편 만나백화점으로 헬스장으로 문화센터로한바탕 신나는 꿈을 꾸고 있을까? 삼시 밥 차리다 말고올 봄에는 남들 다 가는 꽃구경도 놓쳤다며순한 신랑 바가지 긁는 재미로 살고 있을까? 남편 복 없는 년은 자식 복도 없다며그토록 벗어나고 싶었던 가장의 무게를거북등처럼 갈라 터진 손에 싣고오늘도 새벽시장으로 달려가고 있을까? 어느 한 시절누군가의 아픈 손가락이요어떤 이의 꿈이었던그 많던 영자들은 어디로 갔을까?위대한 영자의 전성시대는 끝이 났는데. 2015년 03월 - 喜也 李姬淑 2015. 4. 3. 망각곡선 - 희야 이희숙 너에게로 향했던 수많은 길도 하나둘 사라졌다 네 안에 무수한 바람이 일고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도 너는 끝내 흔들리지 말아야 했다 어딘가에 너를 기억하는 단 한 사람이 숨 쉬는 그 날까지 너는 죽어도 죽은 게 아님을 아니 아니다 사랑을 생각하고 그리워하는 동안에도 매 순간 너.. 2014. 12. 23. 그 여자 밥 짓는 여자 - 희야 이희숙 그 여자 밥 짓는 여자 중학교 입학하던 해 읍내에서 자취했다던 여자 부엌살림과 공개 연애한 지 삼십 년도 더 된 여자 쌓인 내공으로 치자면 입 다문 계집처럼 좀체 웃을 줄 모르던 목련도 방실방실 웃게 할 수 있지만 밥 짓는 일이 세상에서 제일 어렵다는 여자 손에 물 마를 날 없는 여.. 2014. 3. 31. 페이스북 유감 - 희야 이희숙 만물상처럼 온갖 생각들이 즐비한 페이스북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 나오는 제품처럼 포장 한번 거창하다 누구도 허락 없이 함부로 아는 체하지 마라. 문을 여는 순간 너는 없고 나는 내가 아니니 오, 우연이 인연이 되는 기막힌 반전이 들불처럼 번져 너를 삼키기 전에 나를 불러 세울 일이.. 2013. 11. 1.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10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