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느낌102 재즈처럼 감미롭고 섹소폰처럼 황홀한 오후 세시의 독백 -이희숙 아침에 비가 내려서인지 오후 세시를 막 넘긴 풍경이 촉촉하게 젖은 연인의 입술처럼 나를 설레게 한다. 눈을 감으면 온몸의 세포 하나하나를 일으켜 세울 것 같은 바람이 내 몸속 어딘가에서 나를 읽어 내리고 있는 신경 줄들을 타고 금방이라도 내 보드라운 감성에 불을 질러댈 것만 같은 시간, 커피.. 2005. 3. 14. 6학년 3반 어린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 지금 우리 친구들은 정든 학교와 친구들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겠지만 중학생이 된다는 설렘에 기대 또한 여느 때보다 크리라 생각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 나는 어린 친구들에게 그 어떤 말보다 우선적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라는 말과 꿈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말과 무엇이든 할 .. 2005. 2. 20. 어떤 하루(부제 - 겨울에 만난 오페라 춘희) - 이희숙 12월의 첫 주말 토요일 오후, 대구 경제 살리기 일환으로 S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기 전까지 자주 들렀던 S할인점에 참으로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갔다. 한달 동안 그 운동에 동참한다는 뜻으로 나 역시 다른 할인점으로 바꾸어 반찬거리며 생필품을 사러 다녔는데 한달이 지난 오.. 2004. 12. 10. 일탈을 꿈꾸는 여자 - 이희숙 (부제 - 내 인생의 아름다운 1%의 열정) 나는 종종 몸살처럼 번지는 1%의 열정을 내 마음대로 조종하지 못해 조급해지는 나와 자주 부딪힌다. 견고한 99%를 넘어뜨릴 수도, 불완전한 99%를 완전한 100%로 채워 넣을 수도 있는 1%의 열정, 이것이 늘 문제였다. 이런 기분이 들 땐 나 자신을 상상 속에 풀어놓고 .. 2004. 11. 15. 나무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 이희숙 부제 - 고려 태조 왕건을 만나다 지난 일요일, 남편이 대구시 녹지과에서 주관한 대구 전역에 있는 오래된 나무 찾아보기 행사에 신청을 해서 우리 가족은 아침부터 나들이 준비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소풍준비를 했다. 찬합에 김밥과 식구들이 좋아하는 반찬 몇 가지와 물, 음료수, 과자, 과일을 준비하고 또 나를 위해 메모지와 볼펜 한 자루를 챙겼다. 그 모습을 본 딸아이 "엄마는 역시 멋져" 하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시청 앞에 모인 사람들은 의외로 너무 적었다. 설마 이백 오십만 대구 시민이 이런 좋은 행사에 이 정도 반응일까 싶었지만 결국 시에서 준비한 버스는 인원이 적은 관계로 다 운행하지 못하고 두 대에 나누어 탔다. 도심을 벗어나니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너무도 한가롭고 평화로워 오길 참 .. 2004. 10. 29. 우연히 찾아든 행운처럼 다시 한번 껴안고싶다 - 이희숙 지금으로부터 팔 년 전, 친정어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졌다가 기운을 차리신 적이 있는데 그 일을 겪고 나신 후 어머니의 기억력과 몸 상태는 나날이 눈에 뜨게 불안정해져갔다. 열 여덟 꽃다운 나이에 이씨 가문으로 시집와서 오 남매 낳고 살아오신 평생동안 열 남자 부럽지 않은 열정과 부지런함, .. 2004. 10. 15. 이전 1 ··· 4 5 6 7 8 9 10 ···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