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간이역252 뜨거움에 대해 물으면 - 이희숙 누군가 뜨거움에 대해 물으면 눈빛의 언어로 속삭이리 속삭임이 너무 깊어 알아듣지 못하면 지나가는 바람의 말로 대답하리 바람의 말이 너무 빨라 알아채지 못하면 두려움 없는 순간과 마주한 적 있는지 물어보리 마주 앉은 그대가 선뜻 말을 잇지 못하면 단 한순간이라도 집착 아닌 간.. 2010. 5. 31. 봄은 - 이희숙 굳었던 관절이 부드러워지듯 봄은 가까이 더 깊숙이 들어왔다 걸음이 빨라지고 얼굴 가득 미소가 번져가는,꿈꿀 준비가 되어 있는 자와나눌 준비가 되어 있는 자에게는 욕심 없이 건강해질 수 있는 계절이다 오, 그 누가 첫사랑 같은 설렘 가득한 봄날에 희망으로 가는 통로를 행복으로 가는 첫 계단을 외면할 수 있단 말인가집중할 수 없는 순수와 열정은 가라거짓사랑도 가라 2007년 03월 - 喜也 李姬淑 2010. 4. 1. 가끔 아주 가끔은 - 이희숙 가끔 아주 가끔은 바람 불지 않아도 낯설어서 더 사랑스러운 나를 만나고 싶다익숙한 거리를 돌아서 걸어도 보고 싶고 감흥 없이 지나쳤던 음악도 가사를 떠올리며 듣고도 싶다맛은 잘 모르지만 즐겨 마시던 커피보다눈을 사로잡고 마음을 적신다는 와인에 취하고도 싶다 가끔 아주 가끔은 비에 젖지 않아도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어제를 되새김질하고 사랑이란 이름으로 오늘을 마시고 싶다 깃발처럼 펄럭이는 욕망을 위해 누구도 판독할 수 없는 그리움을 위해 집착 아닌 간절함을 위해 2004년 12월 - 喜也 李姬淑 2010. 3. 31. 선인장 (부제-무모한 사랑) - 이희숙 낯가림이 심한 네가 낯선 곳에서 어찌 지낼까 걱정되어 선인장화분하나를 사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왔는데 꽃말이 하필 정열이란다 인내란다 유난히 외로움을 탔던 너였기에 아는 이 별로 없는 그곳이 얼마나 쓸쓸할까 싶어 말벗이나 되었으면 하고 볕 잘 드는 곳에 선인장화분하나를 놓고 왔는.. 2009. 8. 6. 공유 - 이희숙 언젠가부터 내 명의로 된 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덜컥 가슴부터 무너져 내린다 달아나고 숨어 봐도 그는 그림자조차 놓치는 법이 없다 그와 나는 한 지붕 아래 산다 내가 꽃이 되면 그도 덩달아 꽃으로 피어나고 그가 출렁이는 강물이 되면 어느새 나도 강물로 흐르고 마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우.. 2009. 7. 16. 애인 - 이희숙 누가 한가슴만 무진장 사랑하다 허락도 없이 무릎 꿇고 말았는가 그 누가 범람하는 강물처럼 쓰러져 내 가슴에 정박했는가 누가 통째로 삼킨 뜨거운 불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했는가 그 누가 환장하게 눈부신 날은 포기도 빠른 거라고 부추겼는가 누가 달랑 의문부호 하나 남기고 떠나면서 날 더러 .. 2009. 7. 7. 이전 1 ··· 19 20 21 22 23 24 25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