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을 응시한다
비켜 가는 시선 속에 서사가 살고 있다
바라보는 순간마다 닿을 것 같은 말들은
미끄러지는 시선 속에서 낙하하고
나는 떨어진 자리를 눈으로 붙잡아보지만
잡을 사이도 없이 너는 지나간다
금방이라도 되돌아올 것만 같은 시선은
어깨 위에서 표정을 바꾸고
말 못 한 문장들은
밤마다 내 이마에 달라붙어 말을 걸지만
그 말들은 나를 향해 오지 못하고
아니온 듯 비켜 간다
설명하지 못한 마음이
하루의 끄트머리에 남아 파문을 일으킨다
흔들리는 물결처럼 퍼지는 잔상에
내 안의 창문은
자꾸만 열렸다 닫히기를 반복한다
정면을 본다
비켜 가는 틈 속에
마주하지 못한 우리가 살고 있다
2025년 12월 - 喜也 李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