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보다 감정이
감정보다 장면이
(원래 두 행 제목임)
대통령 서거 소식이
봄날 지는 꽃잎 소리처럼 들리던 날
하루에 두 번 울리던 전화는
그날 이후 다시 울리지 않았다
모두가 돌아간 뒤에도
불이 남아 있던 자리
기차역에서
도착과 이별 사이에 서 있던 사람
함께 본 영화는
이야기보다 엔딩의 불빛만 남았다
말은 닳고
감정은 흐려져도
벚꽃, 전화, 기차역처럼
장면만이 오래 남아
詩 제목, 한 줄 아닌 흔하지 않은
2행으로 한 까닭은
시를 읽기 전에 생각할 틈을 주고 싶어서입니다.
2009년 어느 봄날, 2026년 1월 부분 수정 - 喜也 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