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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

풍경에 속하지 못한 속도

by 시인촌 2026. 1. 17.

이른 저녁

앞산빨래터공원 근처

 

식당과 카페가 늘어선 거리
차들이 줄지어 불을 켜고
주중의 고요 속에 놓인 가게들

 

겨울정원 담벼락에 매달린 불빛

철모르는 개나리처럼 수도 없이 늘어져

나는 잠시, 봄을 앞질러 걷고 있었다

 

그 눈부신 밝음의 한복판

제 키보다 높이 폐지를 실은 노인

리어카를 끌고 차도를 가로지른다

 

차들은 미끄러지듯 스쳐 지나가고

노인의 속도는 풍경의 뒤편으로 밀려난다

 

내 걸음도

그 속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26년 1월 - 喜也 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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