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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252

여전히 배가 고프다 - 이희숙 누구는 밥보다는 자유가 좋고 자유보다는 구속된 사랑이 좋고 구속된 사랑보다는 정이 더 좋다지만 오늘도 나는 한 움큼의 양심으로 밥을 짓고 자유를 누리고 사랑을 하고 정을 나누었지만 욕망에 이름 붙이기 두려운 시간 여전히 배가 고프다 2005년 07월 - 喜也 李姬淑 2010. 10. 14.
가을이라네요 - 이희숙 가을이라네요 낙엽처럼 쓸쓸한 사람이 어디론가 떠나고픈 사람이 수신인 없는 편지를 쓰고픈 사람이 노래 가사 한 줄에도 가슴 무너지는 사람이 집으로 향하는 차량의 불빛이 부러운 사람이 불 켜진 창가에서 나오는 인기척이 그리운 사람이 좋은 사람들과 따뜻한 이야기를 나누고픈 사람이 누군가.. 2010. 10. 14.
모든 것이 지나간 후 - 이희숙 사랑이었는지도 아련한 모든 것이 지나간 후 마음 안에는 영원한 항구가 없다는 말 어쩌면 맞는 말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우리가 먼 타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 작은 간이역이라도 되어 서로에게 불어대는 바람 온몸으로 막아주었다면 바람이 지나간 흔적은 있어도 행복.. 2010. 10. 12.
그대 혹여 - 이희숙 그대 혹여 봄밤에 잠 설치거든 허공을 떠다니는 내 그리움이 한숨짓는 줄 아세요 그대 혹여 지나가는 발자국 소리에도 왈칵 가슴 무너지거든 오래전 그대 시간을 묶어버린 내 사랑이 소리 없이 다녀간 줄 아세요 2005년 05월 - 喜也 李姬淑 2010. 10. 9.
가을 - 이희숙 찬바람이 부니 가을인가 했습니다 농담 같은 현실 속에서도 곧잘 웃던 중년의 남자들이 부쩍 말수가 줄어든걸 보고 그새 가을이 왔나싶었습니다 여름내 숲을 이루던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무시로 하늘만 찾는 사람들만 낙엽처럼 뒹구는걸 보고 또 가을인가 했습니다 느닷없이 잊혀 진 이름들이 왈칵 .. 2010. 10. 2.
횡설수설(부제:오늘은 어쩐지) - 이희숙 한나절 강물 같은 사랑이 꽃잎처럼 떠다니는 걸 구경만 한 탓인지 마음을 저당 잡힌 사람처럼 잠이 오지 않네요 잠들지 못한 마음에 갈증이 가시처럼 돋아나요 기별 없이 찾아든 기억의 무늬 때문만은 아니에요 오늘은 어쩐지 사랑도 의리가 있어야 한다는 누군가의 말 위로 밤새 첫사랑 같은 첫눈이 .. 2010. 9.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