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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252

단풍 - 희야 이희숙 그대, 누군가의 가슴에 영영 타오르는 불길로 남고 싶거든 사랑한 기억마저 두고 떠나시라! 다만 아니 온 듯 숨어 발자국마다 울긋불긋 표식을 남기는 삶을 몰래 훔쳐보시라 오, 한 생이 오가는 소리가 저토록 뜨거운 것이라면 못다 핀 사랑이 놓지 못한 그리움이 이토록 아찔한 것이라면.. 2012. 11. 14.
사랑 너마저도? - 희야 이희숙 변방을 지키던 그리움에도 유통기한이 있을까? 유배지를 떠나 온 추억에도 진열기한이 있을까? 변두리를 맴도는 사랑 너마저도? 2011년 10월 - 喜也 이희숙 2012. 11. 5.
누군가의 이름을 소리쳐 불러도 좋은 가을날 - 희야 이희숙 가을은 밤을 잊은 그대가 사랑을 잃은 그대에게 토닥토닥 위로를 건네기 좋고 길 잃은 그대가 추억을 잊고 사는 그대를 가만가만 흔들어 깨워도 좋고 위로받고 싶은 그대가 상처 입은 그대에게 밤이 깊도록 그대의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아요 오, 묵혀 둔 기억의 더듬이를 세워 느닷없.. 2012. 10. 28.
오늘은 왠지 낙서 같은 편지를 쓰고 싶다 - 희야 이희숙 왈칵 누군가 그리워지는 가을날 어디선가 낯익은 음성이 골목길을 돌고 돌아 가만가만 나의 이름을 불러 줄 것만 같다 오늘은 왠지 시도 때도 없이 봄이었고 꽃이었던 시간을 불러내어 매 순간 그리움이었고 사랑이었던 그때로 돌아가 낙서 같은 편지를 쓰고 싶다 너무 빨리 막을 내린 .. 2012. 10. 16.
지나고 나니 알겠네 - 희야 이희숙 언덕 너머 있던 봄이었는데 처녀 가슴처럼 봉긋한 몽우리였는데어느새 해 지듯 꽃은 떨어지네 중년의 나도 어느 한 시절누군가의 마음에 한 떨기 꽃으로 피어 불면의 밤 가져다준 적 있었는데 지는 꽃이여 되돌릴 수 없지만 다시금 꽃이 되고 싶어 이 순간을 거짓말이라 말하고 싶네  삶은 어찌하여 한발 비켜선 후에야 알게 하는지 오늘 밤은 살아온 이력은 꽃잎에 묻어둔 채 그려진 세월을 지우고 싶네 꽃 지니 알겠네 아름다움은 견디어 내야 하는 것에 대한 앓음이란 걸   2012년 04월 - 喜也 李姬淑 2012. 5. 8.
목련 - 희야 이희숙 허공에 핀 연꽃이여 예쁘다, 예쁘다 하여도 너처럼 고울까 환하다, 환하다 하여도 이처럼 눈부실까 떨어지는 모습마저 거룩한 너는 우리들의 자화상 오, 흔들릴 때마다 맹세는 화려해지고 꽃잎에 새긴 꿈은 높아만 가네 2012년 - 喜也 李姬淑 2012. 4.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