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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252

꽃피는 봄날에는 - 희야 이희숙 봄날에는 우리들의 시간이봄꽃처럼 환하게 물들 수 있기를 기도하자사랑하는 일이 나를 내어 주는 일임을 미처 다 알지 못한다 해도 닫혀있던 문이 절로 열리는 봄날에는 어여쁜 꽃송이 피워 올리는 마음으로 사랑하자농담 같은 현실 때문에 동굴 속에서 헤매는 날이 있어도 꽃피는 봄날에는 너도나도 꽃이 되어 웃어보자    2004년 4월 - 喜也 李姬淑 2012. 4. 6.
묻지 마 - 희야 이희숙 휘영청 달 밝은 밤이 아니어도 네가 보여 어떻게? 라고 묻지 마 오늘 밤엔 아카시아 향이 더 짙을 것 같아 왜? 라고 묻지 마 세상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게 너무 많으니까 묻지 마 그냥 꽃 이름 외우듯 내 안 어딘가에 남아 물결처럼 파문을 일으키는 네 이름을 부르고 싶어 2004년 05월 - 喜.. 2012. 3. 30.
사랑 후에 - 희야 이희숙 잊으려 해도 마치 어제 일처럼 아른거리는 너 또렷한 이름에 기댄 얼굴도 아직 가슴에 남아있는데 보내고 떠나온 자리는 너무 쓸쓸해 자주 거닐던 길도 함께 듣던 음악도 그대로인데 애를 쓰면 쓸수록 달아나는 지난날 사랑이라고 불렀던 시간은 어디로 숨었나 죽어도 아니 잊겠다던 약.. 2012. 3. 20.
내 사랑은 - 희야 이희숙 내 사랑은 발끝에 와 닿는 작은 돌멩이 하나까지 함부로 차지 않는 바라만 봐도 설레는 감탄사 말이 없어도 그저 좋은 느낌표이길 사랑 하다 하다 그리워 하다 하다 뜻 모를 줄임표와 심중을 맴도는 물음표가 섬처럼 떠다녀도 화살의 방향이 사랑하는 너에게 향하지 않기를 사랑함에 완.. 2012. 3. 19.
복수초 - 희야 이희숙 까르르 웃음 터진 암팡진 저 계집 좀 봐 무슨 말을 하려다 꼭 다문 입술처럼 겨우내 동안거에 들더니 어머니 젖무덤 같은 보드라운 대지의 피부를 겁도 없이 들썩이네 2012년 3월 - 喜也 李姬淑 2012. 3. 15.
균형에 대하여 - 희야 이희숙 단골가게에서 때깔 좋고 싱싱한 놈으로 골라 온 과일이집에 와서 보니 유독 하나가 눈에 띈다값을 치르는 동안 덤으로 준 모양인데볼품없이 기울어진 것이 볼수록 짠하다 먹으면 사라질 사과 한 개가내내 마음 끝에 매달려 균형에 대해 생각하다균형은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고 고른 것 서로 힘을 더하여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삶 속에서의 균형은생각보다 예민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잘 달리던 자전거도 균형을 잃으면한쪽으로 기우뚱 넘어지고사랑도 균형을 잃으면 틈이 벌어져어느 순간 이별과 마주해야 한다균형을 잃었을 때 후유증은 생각보다 오래간다세워 둔 자전거가 기우뚱할 때기운 쪽에 뭔가를 덧대 평형을 유지하면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달리는 자전거는 넘어지려는 방향으로 핸들을 돌려야균형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2012. 2.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