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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252

끝내 몰랐어도 좋을 - 이희숙 언제까지고 내 것일 줄 알았던 사랑을 지우고 돌아선 밤 어제의 웃음은 간데없고 함께했던 날들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았네 나는 몰랐네 사랑하는 동안 내 두 눈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으며 입술은 또 얼마나 많은 약속을 했었는지 아, 세상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이란 견디어 내.. 2012. 1. 29.
가을인가 봅니다 - 이희숙 생각만으로도 아름다운 배경이 되는 사람이여 나를 돌보고 우리를 이야기하는 계절 가을입니다 낙엽처럼 쌓인 욕심과 단풍처럼 물든 미련 사이에서 오도 가도 못하는 나의 마음은 누군가의 여름보다 뜨겁고 어떤 이의 겨울보다 더 깊고 외로울 것 같은 불안한 예감이 듭니다 떠올리는 .. 2011. 12. 1.
상사화 - 이희숙 함께 할 수 없다고 슬퍼하지 마세요 기약 없는 기다림은 쓸쓸하지만 그리워할 수 있음도 행복이니까요 볼 수 없다고 아파하지 마세요 바람 불지 않아도 잎은 뒤척이고 꽃은 피어나니까요 사랑하는 당신은 나 몰래 아니 온 듯 다녀가고 나는 그대가 사라진 언덕에서 뒤늦게 달려가지만 그.. 2011. 9. 19.
봄이 오는 길목에서 - 희야 이희숙 살아서 외로웠던 사람 더는 외롭지 말라고 선물처럼 두고 온 서향 한 그루에서 죽어서 더 그리운 사람들이 별꽃처럼 피었다는 소식이 안부처럼 들려 반가운 마음에 천 리를 걸어서도 만나고 싶은 이름들에 편지를 씁니다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오랜만의 안부가 마음에 걸려정작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는 서향 꽃잎에 묻어둔 채 안녕이라고 썼다가 지우고그곳도 봄인가요?라고 고쳐 썼다 지우고살아서 외로웠던 사람에게라고 써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성급하게 건져 올린 소식들을 띄웁니다  2011년 02월 - 喜也 李姬淑살아서 외로웠던 사람더는 외롭지 말라고 선물처럼 두고 온 서향 한 그루에서 죽어서 더 그리운 사람들이 별꽃처럼 피었다는 소식이 안부처럼 들려반가운 마음에 천 리를 걸어서도 만나고 싶은 이름들에 편지를 씁니다하고 싶은.. 2011. 3. 20.
백치애인 - 이희숙 달라도 너무 다른 삼 남매 배려하는 마음을 문이라 한다면 막내 시동생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굳게 닫힌 문이고 둘째 시누이는 바람이 겨우 들락거릴 정도의 틈 같은 문이고 맏아들인 남편은 열쇠도 필요 없는 활짝 열려 있는 문이에요 결혼해서 지금껏 도무지 닫힐 줄 모르는 남편의.. 2011. 3. 3.
너를 기다려 - 이희숙 길목마다 날 부르던 네 목소리가 들려 오늘도 오지 않는 너를 기다려 운명의 시계를 거꾸로 돌려 널 볼 수만 있다면 두 번 다시 사랑 앞에 머뭇거리지 않을 텐데 불쑥 찾아오는 행운처럼 온다는 기별 없이 네가 올 것만 같아서 오늘도 오지 않는 너를 기다려 오, 길목마다 날 부르던 네 목소리가 들려 .. 2011. 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