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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간이역252

장마 - 희야 이희숙 온다는 기별은 진작 받았지만멀리 떠난 당신이 하마 올까 하여 마중할 채비를 서두르지 않았는데 약속을 목숨처럼 귀히 여기는 당신은걸음걸음 소문내고 오네요 먼 길 돌아오는 동안 사정이 생겨 오지 못한다 해도 미워하거나 토라질 내가 아닌데어쩌자고 사흘 밤낮을 쉬지 않고 달려와 나를 울리는지요 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랑이라서 당신 가슴팍에 안겨 지낸 며칠은 철없이 좋았습니다그러나 당신의 카리스마에 주눅 든 내 사랑은 점점 말을 잃고 그대는 아니 온 듯 떠났지만당신이 왔다 간 흔적 고스란히 상처로 남았습니다   * 하마 '벌써'의 방언 2013년 07월 - 喜也 李姬淑 2013. 7. 27.
정살롱으로 가자 - 희야 이희숙 춘삼월 꽃바람난 마담도 없는데 많고 많은 이름 중에 하필이면 정살롱인지 묻지를 마라 계절 따라 날씨 따라 틀어주는 음악도 없고 취향 따라 기분 따라 마시고 싶은 커피도 없지만 괜스레 입이 궁금하거나 심심한 날 입맛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는 고로케가 맛있는 정살롱으로 가자 떡하.. 2013. 3. 30.
동백꽃 - 희야 이희숙 섬처럼 동동 떠다니는 이름 위에 등불을 켜고 죽음보다 깊은 맹세를 새겼지만 한 줌 바람에도 한숨은 깊어지고 한 움큼의 햇살에도 까닭 모를 눈물 고이는 이내 사랑을 어쩌란 말입니까 잊을 수도 없고 지울 수도 없어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강물이 되어 흘러간 그리움을 어쩌란 말입니.. 2013. 3. 27.
봄 - 희야 이희숙 기별 없이 달려와 희망을 속삭이는 저 어린 것의 함성 생각만 해도 참 좋다 배시시 웃는 햇살 위로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웃음 보고만 있어도 참 예쁘다 먼 데서 마침내 내게로 오는 너의 발걸음 소리 절로 부풀어 오르는 내 마음 2013년 03월 - 喜也 이희숙 2013. 3. 18.
겨울 애상 2 - 희야 이희숙 누군가의 봄보다 더 따뜻한 겨울을 선물했던 참 좋은 당신 그대가 사는 먼 나라에도 첫눈이 오고 폭설이 내리나요? 이곳은 거짓말처럼 60년 만의 폭설이 내렸는데 전설이 된 그대는 폭설에 갇힌 마을처럼 오도 가도 못하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괜스레 네 생각만 하면 눈물 난다는 말에 고.. 2013. 2. 7.
겨울 애상 - 희야 이희숙 아주 오래전 차디찬 물을 쏟아내고 더 단단해진 가슴으로 불을 지피던 한 사람이 있었지요 첫눈 오면 만나자던 사람 폭설이 온다고 전화를 했지요 "눈 오는 소리 들려?" "실시간으로 전송되는 내 마음의 소리는?” 대답할 사이도 없이 "내리는 눈을 바로 보낼 테니 널 생각하는 마음인 줄 .. 2013. 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