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25 깊고 낮은 읊조림(일백 스물 하나) 아들 녀석이 고열이라며 수업이 끝나기도 전에 돌아왔네요. 병원 가서 타미플루 처방 받고 왔어요. 단순한 감기 같은데 다음 주 월요일에 등교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살짝 긴장이 되네요. 주사 맞은 영향 탓인지 아들 녀석은 일치감치 꿈나라행 티켓을 타고 어디론가 항해중이네요.. 2009. 11. 3. 선인장 (부제-무모한 사랑) - 이희숙 낯가림이 심한 네가 낯선 곳에서 어찌 지낼까 걱정되어 선인장화분하나를 사서 눈에 잘 띄는 곳에 두고 왔는데 꽃말이 하필 정열이란다 인내란다 유난히 외로움을 탔던 너였기에 아는 이 별로 없는 그곳이 얼마나 쓸쓸할까 싶어 말벗이나 되었으면 하고 볕 잘 드는 곳에 선인장화분하나를 놓고 왔는.. 2009. 8. 6. 사랑할 가치가 있는 사람을 사랑하라 - 이희숙 남자들은 흔히들 말한다. 잡은 물고기에 고기밥 주는 것 봤냐고?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위험한 발상이다. 그런 생각을 가진 남자라면 예고도 없이 이별통보 받아들기 쉽다. 생각해보라. 어느 누가 싱크대 깊숙이 넣어둔 냄비나 그릇이고 싶겠는가? 사랑받기를 원하는 여자와 조리하는 냄비 속 음식은 .. 2009. 7. 29. 공유 - 이희숙 언젠가부터 내 명의로 된 집에 누군가 이사를 왔다 덜컥 가슴부터 무너져 내린다 달아나고 숨어 봐도 그는 그림자조차 놓치는 법이 없다 그와 나는 한 지붕 아래 산다 내가 꽃이 되면 그도 덩달아 꽃으로 피어나고 그가 출렁이는 강물이 되면 어느새 나도 강물로 흐르고 마는 누구도 어쩌지 못하는 우.. 2009. 7. 16. 애인 - 이희숙 누가 한가슴만 무진장 사랑하다 허락도 없이 무릎 꿇고 말았는가 그 누가 범람하는 강물처럼 쓰러져 내 가슴에 정박했는가 누가 통째로 삼킨 뜨거운 불을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했는가 그 누가 환장하게 눈부신 날은 포기도 빠른 거라고 부추겼는가 누가 달랑 의문부호 하나 남기고 떠나면서 날 더러 .. 2009. 7. 7. 진실로 그대를 사랑함은 - 이희숙 진실로 그대를 사랑함은 나를 하나씩 버리는 일임을 비워진 자리에 그대를 차곡차곡 채우는 일임을 매일 아침 동으로 난 창문을 열고 매일 저녁 북으로 난 창문을 닫는 일임을 기다림부터 배워야 하는 이력마저도 고마운 일임을 그리하여 고통마저도 차마 버릴 수 없는 사랑이라는 걸 온몸으로 받아.. 2009. 7. 7.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