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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는 행복을 전해주는 사람이 나였으면 좋겠어. - 이희숙 미범씨, 늦은 시간 말갛게 씻은 탓인지 잠이 오지 않아 팔베개 해 준 당신의 팔을 살며시 빼고 나 혼자 사색의 방이라 부르기 좋아하는 옆방으로 건너왔어. 열어둔 베란다 너머 바라다 보이는 가로등 불빛이 밤부터 내리는 가을비로 인해 덩달아 차가운 느낌이지만 나지막하게 들리는 비 소리는 어린 .. 2005. 11. 6.
읊조림(일흔 하나) - 이희숙 어떤 일이든 내게 주어진 일이라면 까다롭기가 여간 아닌 나는 진돗개 두 마리에 수십 종의 나무와 수십 가지 꽃들과 잔디를 심어 놓은 정원과 각각의 층 평수는 다르지만 1층 사무실을 제외한 2~5층을 주거용도로 네 명인 우리가족이 다 사용하고 있기에 일상생활에서도 여느 주부들보다 하루 집안일 .. 2005. 9. 28.
나는 매일 수채화 같은 사랑을 소망한다 - 이희숙 나는 매일 수채화 같은 사랑을 소망한다 내 사랑에 어울리는 빛깔과 향기가 아련한 추억처럼 번져오는 한 폭의 수채화 그림처럼 언제나 잔잔한 행복이었으면 좋겠다 조금은 덜 화려해 보여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그림처럼 그런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언젠가는 .. 2005. 9. 14.
뭐든 미쳐야 성공 한다 - 이희숙 한때 나는 사랑 때문에 아주 미쳐있었다. 위로 오빠와 언니가 결혼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스물일곱의 나이가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결혼을 하고 싶다거나 내 자신이 결혼할 적령기가 되었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스물일곱 그 해 여름, 거짓말 같이 내 마음으로 들어온 한 남자로 인해... 어느 날.. 2005. 9. 12.
읊조림(일흔) - 이희숙 사람은 누구나 비밀의 화원 하나쯤은 가지고 있고 꼭꼭 숨기고 싶은 마음과 풀어내고 싶은 마음사이에서 진통을 겪는다고 봐요. 어쩌면 내 글 쓰기의 시작도 이런 심리전에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르겠어요. 이유야 어쨌거나 글 쓰기는 아주 매력적인 작업이에요. 고여 있는 것들을 털어 냄으로서 매순.. 2005. 9. 6.
기억의 창고에서 그녀를 만나다 - 이희숙 mp3에서 흘러나오는 ‘이수영의 휠릴리’를 듣다가 생각난다는 듯 닫아두었던 베란다 창문을 열어 아이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고 무릎을 세워 앉아 11월의 창 밖을 내다본다. 며칠 전, 산수유 술 담그고 나머지는 차를 달여 마신다고 잘라낸 산수유나무의 휑한 모습에 자연스레 눈길이 간다. 봄의 전령.. 2005.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