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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 이희숙 시도 때도 없이 시간이 궁금해지고 전화기에 눈길이 간다면 내 그리움이 범람하여 신호를 보내는 소리로 알면 정말 좋겠어 저물녘 오고가는 행인들 속에서 내 모습 떠올린다면 고단한 일상 내려놓고 마음 먼저 앞세우고 달려가는 내가 미리 전보를 친 거라고 알면 정말 좋겠어 시도 때도.. 2005. 5. 4.
펜을 놓았다는 소식보다는 행여 무슨 일이라도 매일 아침 소식을 기다린 지 백 여일 무소식이 희소식이라지만 아침이 너무 길어요 아름다운 운률이 아니라도 꿈을 실어주는 메시지 아니라도 펜을 놓았다는 소식보다는 . . . 님이 보내 주신 일곱 줄의 짧은 편지를 받고는 얼마나 고맙고 행복했는지 모릅니다. 작년 가을 친정어머.. 2005. 5. 2.
읊조림(쉰 여덟) 그냥 문득 그립다. 불현듯 왈칵 눈물 난다. 삽시간에 아득하다. 2005. 5. 1.
읊조림(쉰 일곱) 발톱을 깎다가 탁하고 저만치 나가떨어지는 통증을 훔친다 퉁겨 나간 발톱의 거리만큼 나뒹구는 그리움의 파편들 열린 혈관 사이로 곤두선 신경이 마디마디 추억을 불러낸다 문득 명치끝이 아프다 2005. 5. 1.
읊조림(쉰 여섯) 기분이 참 좋아요. 칭찬을 받은 어린아이처럼... 올 한해 어쩐지 좋은 일만 일어날 것만 같아요.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아올라 몸 속까지 퍼져요. 이 행복한 느낌 분명하게 뭐라고 말 할 수는 없지만 좋은 느낌이란 것만은 알 수 있어요. 딱히 손에 잡힌 것도 없고 눈으로 확인한 .. 2005. 5. 1.
읊조림(쉰 다섯) 매일 매일이 이렇게 행복한데 매순간 순간이 이렇게 즐거운데 별것도 아닌 것에 목이 매여 혼자 미쳐 날뛰고 혼자 펄펄 끓어 넘치는 낯선 듯 낯익은 손님 같은 외로움 나이에서 오는 느낌표일까 인간 본래의 습성 때문일까 밤새 뒤척인 바람 말갛게 씻은 얼굴로 인사하는 아침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2005.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