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625 나무 같은 사람이 되자 - 이희숙 그 어떤 것도 의미 없이 태어난 건 없고 이유 없이 피어있는 건 없다 보라 춤추는 바람 사이로 기지개를 켜는 저 어린 것을 바람 불면 부는 방향으로 몸을 누이고 비 내리면 온몸으로 기도 올리는 나무처럼 삶의 지혜를 배우자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내려 꽃 피우는 나무처럼 어디서건 묵.. 2005. 7. 5. 이름 한번 불러주세요 - 이희숙 ‘이름 한번 불러주세요.’ 길지도 않은 이 문구를 처음 접한 것은 작년 가을쯤으로 기억되니 벌써 반년 하고도 또 한 계절을 보냈다. 이 글을 매일 마주치는 것은 아니지만 외출해서 집으로 돌아올 때 이 글귀가 붙어있는 초등학교 담을 지나칠 때면 어느새 마음에 힘이 들어간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 누군가의 이름을 입속에서 굴리며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기도처럼 돼 내고 혼자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이름으로 보아서 남자임에 틀림이 없다는 결론까지 내리며...이름, 이름은 단순히 의사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필요하기도 하지만 이름이야말로 한 개인을 설명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이며 그 사람의 이력서라고 해도 그리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종종 이름을 통해서 한 사람의 모습과 나이, 성별은 물론이.. 2005. 7. 4. 스승의 날에 대한 짧은 단상(斷想) - 이희숙 마산에 있는 모 초등학교 정문에 말 많은 스승의 날에 대해 아래의 글과 비슷한 내용의 글이 현수막에 걸렸다지요. "스승의 날은 지금 내 아이의 스승을 찾는 게 아니고 우리 자신을 가르쳐 주신 옛 은사님을 찾아뵙는 날이라고..." 직접 현장에 가서 눈으로 확인한 글은 아니지만 두 아이가 학교간 지.. 2005. 7. 4. 읊조림(예순 여섯) 약 병을 따기도 전에 속에서 훅하고 거부를 한다. 이런 날은 왠지 약병을 따기가 싫다. 그래도 습관처럼 아침밥을 하기 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은 공복상태에서 약병을 딴다. 빨강 액체가 입을 통과해 몸 구석구석 뿌리를 내리는 시간은 불과 채 일분도 걸리지 않는데 그 짧은 시간이 어느 순간에는 늘.. 2005. 7. 4. 오늘은 색깔이 되고 싶어요 - 이희숙 점심 무렵 은행으로 가기 전, 빨강 신호등 앞에서 걸음을 멈추고 생각에 빠졌다. 빨강 신호등은 기다려요. 혹은 금지 파랑 신호등은 건너요. 또는 긍정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회규범 속에 숨어 있는 색깔말고 살면서 내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 생각이란 놈은 꼬리에 꼬리를 문 .. 2005. 7. 4. 읊조림(예순 다섯) - 이희숙 내리는 비를 보니까 자꾸만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아. 몸보다 먼저 길을 내는 내 마음이 물방울처럼 통통 튀어 어디론가 자꾸만 흘러가고 있나봐. 아, 어쩌면 좋아. 파르르 떨다 한순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이 가녀린 영혼을... 2005. 7. 4.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10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