읊조림53 읊조림(아흔 둘) - 이희숙 그립다는 느낌이 따뜻하다고 전하는 그녀에게 그는 이렇게 썼다. 난 널 생각하면 가슴속에서 박하냄새가 나. . . . 사람마다 감정이 다르다지만 그녀와 그는 안다. 같은 느낌, 같은 생각,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것을... 텔레비전 속 그 남자는 다른 사람을 가슴속에 품고 사는 그녀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2006. 7. 11. 읊조림(아흔) - 이희숙 살다 보면 그토록 사랑한 사람도 어느 순간 모르는 남보다도 못한 싸늘한 관계로 돌아설 수도 있고 두 번 다시는 사랑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가슴에도 세월이 약이라는 유행가 가사처럼 또 하나의 사랑을 받아들일 자리가 생긴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은 경험과 학습에 의해 알고 있지만 누군가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는 첫 경험을 하는 사람처럼 서툰 구석이 있기 마련이다.그 서툰 구석은 서로를 제대로 이해하기도 전에 원치 않는 상처를 주기도 하지만 그 반대로 좌충우돌하는 사이 모난 돌이 서서히 둥근 원이 되듯 사람을 더한층 성숙하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그래서인지 나는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보다 사랑하고 있거나 사랑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 종종 더 사람냄새를 느낄 때가 있다. 일생동안 단 한 사람만을.. 2006. 6. 2. 깊고 낮은 읊조림(여든 여덟) - 이희숙 오월 초 두 아이의 중간고사를 마친 우리 집은 책읽기에 한창 재미를 붙였다. ‘다빈치 코드’를 비롯해 만화책을 좋아하는 아들녀석을 위해 구입한 ‘만화삼국지’ (평역 이문열, 만화 이희재) 열 권과 딸아이가 친구들과 영화(미션임파서블3) 보러 가는 길목에서 사 가지고 온 ‘오만과 편견’ 이라.. 2006. 5. 24. 깊고 낮은 읊조림(일흔 아홉) - 이희숙 빈틈이 없는 사람은 인간적인 매력이 떨어진다고 했나요. 그럴지도 모르죠. 하지만 말예요. 빈틈없어 보이는 사람이 어쩌면 더 외로울지도 모른다는 생각 한번쯤은 해본 적 없나요?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틈을 보이지 않는 사람은 드러내지 못하는 만큼의 무게로 외로움을 가슴에 품.. 2006. 1. 8. 깊고 낮은 읊조림(일흔 일곱) - 이희숙 후후... 우습다. 한번도 단호하게 홉스가 말한 ‘장애가 없는 상태’를 뜻하는 자유를 행동으로 옮기지도 못하면서 발칙하리만큼 철저하고도 위험한 자유를 꿈꾸는 내 모습이... 내가 꿈꾸는 자유는 더 잃을 것이 없는 고독한 상태가 아닌 넘지 못할 산을 정복한 느낌을 맛보는 그 순간의 기쁨과도 같.. 2005. 12. 30. 읊조림(일흔 하나) - 이희숙 어떤 일이든 내게 주어진 일이라면 까다롭기가 여간 아닌 나는 진돗개 두 마리에 수십 종의 나무와 수십 가지 꽃들과 잔디를 심어 놓은 정원과 각각의 층 평수는 다르지만 1층 사무실을 제외한 2~5층을 주거용도로 네 명인 우리가족이 다 사용하고 있기에 일상생활에서도 여느 주부들보다 하루 집안일 .. 2005. 9. 28. 이전 1 2 3 4 5 6 7 ··· 9 다음